버스비리때문 성난 승객들 무임승차 많다

  • 입력 1996년 11월 7일 20시 31분


서울 시내버스업자들의 비리가 검찰 수사로 밝혀지면서 요즘 요금을 제대로 내지않고 버스를 이용하는 승객이 늘고 있다. 이는 적자를 이유로 요금은 계속 인상하면서도 서비스는 개선하지 않은 버스회사에 대해 시민들이 일으키는 작은 「항의」의 표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들은 버스를 이용하면서 적은 액수만 요금함에 떨구고 타거나 아예 내지않는 경우도 있는데 대개의 경우 버스운전기사가 「성난」 승객들에게 뭐라고 따지기도 힘들어 「벙어리 냉가슴」만 앓고 있다는 것. 운전기사가 승객에게 부족한 요금을 요구하면 『그동안 적자타령에 속아서 낼 만큼 충분히 냈다』 『그런 소리 할 자격이 있느냐』고 당당하게 항의하는 경우마저 잦다고 운전기사들은 밝혔다. 이 때문에 버스회사들의 요금수입이 전같지 않다. 서울시내에서 12개 노선을 운행중인 H사는 버스비리 사건이 터진 후 요금수입이 10% 가까이 급감했다. 다른 회사들도 역시 4∼5% 정도의 수입감소를 겪고 있다. H사의 한 임원은 『운전인력이 모자라 차량의 약30%가 쉬고 있는데 운행중인 버스의 수입마저 전보다 하루평균 2만원정도 줄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운전기사와 실랑이를 한 승객이 「불친절하다」고 신고하면 과징금 20만원을 낼 수밖에 없어 기사들에게 승객들과의 마찰은 피하도록 당부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최근 운행도중 안내방송기계가 고장나자 승객들로부터 『요금을 올려 시민들의 주머니를 털어서 어디다 썼느냐』며 욕을 들었다는 운전경력 3년의 柳모씨(35). 그는 『요즘 같아선 승객들의 눈초리가 따가워 운전대 잡기가 힘든다』고 심경을 털어놓았다.<김정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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