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스트레스]형사-영업사원-기자,강도 「빅3」

  • 입력 1996년 11월 8일 20시 50분


「曺源杓·李浩甲·李喆鎔기자」 우리나라에서 상대적으로 가장 스트레스를 적게 받는 직업인은 판사와 교사로 조사됐다. 반면 스트레스를 가장 많이 받는 직업인은 일선경찰서형사 자동차영업사원 언론인 등의 순서로 나타났다. 이같은 사실은 본사 기획취재팀이 서울대 元鎬澤교수(심리학과)와 함께 우리나라 12개 직종을 선정, 직종별로 종사원 20명씩을 뽑아 「직무 및 가정관련 스트레스와 정신적 상태」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밝혀졌다. 직종별로 스트레스가 많은 순위는 △일선경찰서 형사 △자동차영업사원 △언론인 △택시기사 △증권사직원 △생산직근로자 △대기업사원 △광고사직원 △은행원 △검사 △교사 △판사 순이었다. 업무성격으로 따져볼 때 주어진 업무이거나 예측가능한 일을 처리하는 직종보다는 외근하면서 새로운 업무를 찾아 헤매는 직종 종사원들의 스트레스율이 더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대표적인 직종이 형사 영업사원 언론인들. 이에 대해 元교수는 『시간에 쫓기면서 일을 하거나 주야간 근무처럼 생활리듬이 깨지는 근무조건, 여행을 자주 하는 직종이 스트레스율이 월등히 높다』며 『불확실한 업무를 찾아다니는 직업들이 대부분 이같은 성격을 갖고 있어 스트레스가 높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서 자동차영업사원이 다른 직종에 비해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난 것에 대해 영업사원은 매일매일 눈에 드러나는 실적으로 평가받고 특히 최근 경제불황의 영향을 가장 피부로 느끼기 때문일 것이라는 게 元교수의 분석. 현대자동차 업무과장 玄모씨(34)는 『최근 불황으로 생산직에 근무하던 직원들까지 영업직으로 전직시키는 일이 많아 이들의 스트레스는 더욱 높다』며 『매달 최소 3대이상씩 팔도록 강요받기 때문에 업무의 중압감이 최근 더욱 늘어났다』고 말했다. 또 「최근 가장 스트레스를 쌓이게 하는 요인이 무엇인가」라는 주관식 질문에서도 스트레스가 높은 직종일수록 「직무상 받는 스트레스」를 최고의 스트레스요인으로 지적했다. 스트레스가 높은 직종인 형사와 영업직종사자들은 「기소중지자검거실적」 「판매실적」 「상부로부터의 지시」 등 현재의 업무부담을 가장 심각한 문제로 지적했다. 그 다음으로 많이 지적된 것이 「현 직장생활을 얼마나 더 할 수 있을까」 「평생직장이 될까」라는 등 직장생활의 장래성에 관한 사항들이었다. 반면 스트레스가 적은 직종으로 조사된 교사의 경우 대부분이 「자녀교육문제」(60%) 「경제적 어려움」 (20%) 등 가정적인 문제가 가장 큰 스트레스 요인이라고 답변했으며 「학생지도」(5%) 「동료와의 갈등」(5%) 등 직무관련 사항은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판사들은 다른 직종과 마찬가지로 업무과잉(45%)을 많이 지적하면서도 「자녀교육」 「개인능력개발」 등 가정문제(44%)를 가장 큰 스트레스요인으로 꼽았다. 또 샐러리맨으로서는 급여가 상대적으로 높은 직종인 증권사직원과 판사들 중 절반이상이 기대수준이 높은 탓인지 「경제적 어려움」을 주요 스트레스요인으로 꼽아 눈길을 끌었다. 직종에 관계없이 「가정문제 스트레스」가 높은 사람들은 「직무관련 스트레스」에서도 높게 나타났다. 특히 직무스트레스가 가장 높은 형사 영업사원들은 가정문제에 있어서도 원만하지 않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의 경우 특히 설문문항 중 「집안을 돌볼 여유가 없다」 「배우자의 잔소리가 많다」 「배우자와의 갈등」 등의 질문에 평균이상의 높은 스트레스 점수(3.2점)를 주었다. 元교수는 이에 대해 『가정문제 스트레스와 직무관련 스트레스는 어느 것이 우선한다고는 말할 수 없어도 거의 정비례한다』며 『직무관련 스트레스가 높은 직종일수록 가정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나는 어느정도 행복한가」를 스스로 평가하는 「행복지수」도 직무 및 가정문제 스트레스와 거의 정비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스트레스가 높은 형사 자동차영업사원 택시기사의 행복지수는 10점 만점에 평균 5점정도밖에 되지 않았으며 판사와 은행원들은 평균 8점 이상의 높은 행복도를 나타냈다는 것. 반면 언론인은 스트레스가 높은 직종이면서도 행복지수(평균6.7점)는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으며 교사의 경우 스트레스는 높지 않았으나 행복지수는 상대적으로 낮게(평균6.6점) 나타났다. 元교수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더라도 스트레스 기간이 짧거나 일에 대한 성취욕을 자주 충족할 수 있으면 행복지수는 높아진다』며 『대표적인 직종이 언론사 기자직, 증권영업직 등』이라고 말했다. 현재 스트레스로 인해 잠을 못이루거나 현기증이 나는 등 신체적으로 나타나는 이상(異狀)상태를 측정하는 「정신척도」도 직무 및 가정관련 스트레스와 정비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종별로는 자동차영업사원이 판사나 교사보다 두배가까이 높을 정도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 △택시기사 △증권종사자 △일선형사 △언론인 순으로 상위그룹을 형성하고 있으며 △판사 △교사 △은행원 등 직무 및 가정관련 스트레스가 적은 직종은 거의 정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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