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떡 엿 초콜릿 등이 「수능특수」를 누리고 있는 가운데 엿을 외제 담뱃갑으로 포장한 「담배엿」이 청소년들 사이에 유행하고 있다.
「말보로」 「켄트」 「팔리아먼트」 등 외제담뱃갑을 그대로 본뜬 이 상품들은 「made in USA.Tax exempt」라는 가짜 면세인지까지 붙어있다. 이때문에 내용물을 확인하기 전에는 영락없는 수입담배로 착각하기 십상이다.
수능을 앞둔 요즘 서울시내 중고등학교 앞과 신촌 등지의 선물용품점에서는 호기심 때문에 담배엿을 찾는 청소년들이 급증하고 있다. 일선 학교에서는 학생과 교사들간에 갈등까지 일으키고 있다.
담배엿을 찾는 청소년들이 늘면서 선물용품점들은 즐거운 비명을 지른다. 지하철 4호선 노원역 부근의 H선물용품점 주인 全모씨(38)는 『1주일 전부터 찾는 학생들이 급증해 요즘은 갖다놓기가 무섭게 동이 날 지경』이라고 말했다.
『「너, 담배 한대 피울래」하며 건네면서 상대방이 기겁하는 표정을 보며 즐기는 애들도 많다』고 여고 1년생 金모양(17)은 전했다.
하지만 청소년들의 흡연문제가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담배엿은 학생들의 탈선을 부채질한다는 우려도 적지않다.
C고교 閔모교사(37)는 『가뜩이나 영웅심리로 담배를 피우는 학생들이 많은데 담배엿 때문에 학생들의 담배에 대한 경계심이 약해져 흡연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학부모 金永洙씨(55)는 『사춘기 청소년들의 호기심을 이용해 돈을 벌려는 상혼(商魂)에 말문이 막힌다』며 한심해했다.〈金靜洙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