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병원 한의원 약국 등에 수능시험을 앞두고 심리적 불안감과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한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이 몰려들고 있다.
병원과 약방을 찾는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은 주로 소화불량 속쓰림 구역질 두통 집중력장애 등 이른바 「수능질병」을 호소하고 있다.
이밖에 남녀수험생들에게 특히 많이 나타나고 있는 「수능질병」은 변비. 시간에 쫓겨 화장실 갈 시간을 놓치고 짧은 시간에 먹을 수 있는 햄버거 커피 과자 등 인스턴트 음식으로 식사를 대신하는 수험생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많은 여고 3년생들이 신경성 변비와 여드름으로 병원과 약방을 찾고 있다. 여드름은 신경성으로 신체에 특별한 이상이 없는데도 얼굴은 물론 온몸에 여드름이 생겨 수험생들을 괴롭히고 있다.
남학생들은 스트레스로 인한 원형탈모증으로 피부과를 찾는 경우가 많다. 서울 C병원 피부과의 경우 지난 9월부터 하루평균 10여명의 원형탈모증 환자중 3,4명 정도가 남자 수험생들이다.
의사들은 특히 시험 전날에는 면역이 떨어진 수험생들이 편도선염을 앓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일부 학생들은 두통이 심해져 정신과 치료까지 받기도 한다.
金모양(18·S여고3년·서울 강남구 신사동)은 한달전부터 심한 우울증에 시달려 이달초 신촌 S병원 정신과를 찾았다. 공부량이 부족해 원하는 대학에 가지 못할 것 같다는 불안감에 시달리다 이제는 학교에 가는 것도 두렵다는 것.
한의원에는 「총명탕」 「청뇌탕」 「주자독서환」 등이 수능시험을 10여일 앞둔 이달초부터 날개돋친 듯 팔리고 있다. 「총명탕」등은 심리적 불안, 식욕부진을 없애고 머리회전율을 높여주는 효과가 있다고 선전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 한의사협회 崔文圭한의원은 『매년 입시철이 되면 수험생을 둔 학부모들이 자녀들을 위해 총명탕이나 녹용을 넣은 보약을 많이 찾지만 특히 올해는 작년에 비해 20%정도가 더 많은 것 같다』며 『이는 갈수록 청소년들이 체격은 좋아지지만 체력과 정신력이 떨어지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약국에서는 두통약 외에도 우황청심환이 많이 팔리고 있다. 한달전만해도 찾는 사람이 거의 없던 우황청심환이 하루평균 4,5개씩 나간다는 것.
연세대 高京鳳박사(49·정신과 전문의)는 『시간적 여유가 없을수록 약에 의존하기보다는 5분정도 짧은 시간에도 할 수 있는 맨손체조 복식호흡 명상요법 등을 통한 근육이완요법이 필요하다』고 충고했다.〈李浩甲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