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熹暻·河泰元기자」 서울 남산 1,3호터널에서 혼잡통행료가 징수되면서 통행료부담을 피해보려는 갖가지 신풍속이 등장하고 있다.
이중 하나가 「터널앞 대기」. 이들 차량은 터널앞 길가에 늘어선 채 밤9시 혼잡통행료 징수 종료시간을 기다린다.
12일 밤8시반 3호터널 북단. 징수대 50m앞 오른쪽 담벼락 아래에 50∼60대의 승용차들이 두 줄로 늘어서 있었다.
대부분 나홀로 차량 운전자인 이들은 연방 시계를 바라보거나 담배를 피워물었다. 휴대전화로 여기저기 전화를 하거나 실내등을 켜놓고 잡지를 읽는 사람도 있었다. 차에서 내려 맨손체조를 하는 사람도 눈에 띄었다.
李모씨(38·서초구 양재동)는 『몇분 차이로 2천원을 내기가 아까워 기다리고 있다』며 『밤9시직후가 돈도 내지 않으면서 가장 빨리 갈 수 있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차안에 켜놓은 라디오에서 9시를 알리는 신호음이 울리자마자 곳곳에서 시동거는 소리가 들리고 이어 대기차량들이 일제히 움직였다. 조용하던 3호터널 앞이 갑자기 소란스러워졌다.
오전7시 통행료 징수가 시작되기 전 터널을 지나기 위해 새벽에 집을 나서는 사람도 늘고 있다.
회사원 朴鎭泓씨(36·서초구 반포동)는 『평소 오전7시반경 집에서 나왔지만 11일부터 1시간가량 앞당겨 출근하고 있다』며 『업무시간 전까지 다닐만한 헬스클럽을 물색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통행료를 면제받기 위한 카풀차량도 크게 느는 추세. 서울시가 12일 오전7∼9시 출근시간대의 남산1,3호터널 통행차량을 조사한 결과 8백86대가 카풀차량인 것으로 나타났다. 통행료 징수전인 지난 7일보다 86%가 늘어난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