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잡통행료『일단성공』…교통량 급감 우회도로도 원활

  • 입력 1996년 11월 15일 20시 43분


「金熹暻기자」 지난 11일부터 서울 남산 1,3호터널에서 실시되고 있는 혼잡통행료 징수제는 과연 성공할 것인가. 일단 징수시작후 11∼14일 나흘간의 교통량과 속도 변화를 보면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기간중 교통량은 1호터널이 27%, 3호터널이 24%가 줄었다. 서울시가 당초 예상한 15%를 훨씬 뛰어넘는 숫자다. 통행속도는 1호터널이 55%, 3호터널이 105% 빨라졌다. 서울시는 우회도로의 교통량 증가도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소월길 장충단길 2호터널 한강로 등 4개 우회도로의 교통량 증가율은 평균 5%. 가장 많이 늘어난 소월길의 경우 하루 2천9백58대에서 3천3백76대로 14% 증가했다. 이와 함께 3인이상 카풀 승용차가 징수전보다 86% 늘어났으며 버스 지하철 이용승객도 1∼7% 늘었다. 혼잡통행료 입안과정에 참여했던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대성공」이라는 표현을 썼다. 차량 10부제운행이 「교통량 5%감소, 속도 13%증가」라는 결과를 낳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혼잡통행료의 교통량 감소효과는 막대하다는 것. 반면 건설교통부 산하 교통개발연구원 관계자들은 다소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 관계자는 『1,3호터널이라는 특정 지점의 혼잡은 줄어들었지만 터널 진입 진출부와 교통축의 혼잡은 여전하다』면서 『혼잡료는 먼저 상습체증 지역을 설정한뒤 그 경계지점에서 징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교통전문가들은 혼잡통행료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버스노선 확충과 지하철 버스의 서비스 향상 등 근본적인 대중교통 개선책이 뒤따라야 하나 현재 이것이 절대적으로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崔廷漢 시민교통환경센터 사무총장은 『일본에서 도시고속화도로 요금을 약 30% 올렸을 때 교통량이 줄었다가 두달 뒤 원위치한 사례가 있다』며 『승용차를 포기한 사람들의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모든 것이 무위로 돌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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