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光杓기자」 일제 침략의 상징물이었던 옛 조선총독부 건물이 준공 70년만인 13일 완전 철거됨에 따라 철거현장에 5m 높이로 쌓인 부재나 폐기물의 처리 문제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건립사무국에는 부서진 돌 등을 기념물로 가져가 보관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전화가 심심찮게 걸려오고 있지만 박물관측은 왜곡 이용될 가능성 때문에 일반인의 반출을 엄격히 금하고 있다.
7만3천여t의 총독부건물 철거부재중 첨탑 전면기둥 장식돌 등 2천4백여t의 부재는 독립기념관에 보존하고 1만5천여t은 건설자재로 재활용하지만 나머지는 모두 김포매립지에 묻어버릴 예정.
박물관측은 15일 총독부는 우리 역사에 오욕을 남긴 상징물이었다는 점에서 최소한의 것만 재활용하고 가능한 한 대부분의 폐기물을 땅속에 묻어버리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일반인들의 반출 가능성을 우려, 철거현장을 일반인들에게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밝히고 일본 우파들의 수집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염려했다. 박물관측은 이와 관련, 『총독부 건물의 잔재가 일본인들에게 넘어갈 경우 총독부 철거의 의미가 손상 왜곡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역사적 의미를 지닌 돌들이 유흥업소 등에 넘겨져 전시될 경우 그 의미가
훼손될 수 있다는 점도 박물관이 밝히는 또다른 이유의 하나.
그러나 국민들이 총독부 건물 철거 장면을 제대로 지켜보지 못한 마당에 철거 완료의 현장이라도 공개하고 유물들을 가져가 민족정기 고취 기념물로 보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愼鏞廈 서울대교수는 『베를린장벽의 벽돌은 돈을 받고 판매하기도 했는데 총독부 철거 현장도 국민에게 공개하고 우리 국민에게만 반출을 허용한다면 일본인의 손에 넘어가는 문제는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