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합격-박사 100여명 배출한 「인재마을」화제

  • 입력 1996년 11월 17일 20시 22분


전남 화순군 도곡면 죽청마을은 「박사촌」 또는 「고시촌」으로 불린다. 광산李씨 일가를 중심으로 1백여가구가 모여사는 이 마을에서 배출한 인재는 사법 행정 외무 기술고시 등 고시 4과 합격생과 박사 의사 등 줄잡아 1백여명. 이 마을은 예로부터 풍수지리학상으로 봉황이 알을 품고 있는 비봉포란(飛鳳抱卵)형인데다 마을앞 동남쪽에 용과 붓끝 모양의 산이 마을을 감싸고 있어 많은 인재가 나온다는 얘기가 끊이지 않았던 곳. 대법관을 지낸 梁會卿씨(85)와 李達休씨(65·전 광주세무서장)가 인재배출의 선구자 역할을 했고 李承善씨(64·완도소안초등학교장) 勝一씨(64·강진마량초등학교장) 등 교수들과 교육공무원이 유난히 많다. 李炫珪(47·조선대 금속공학과) 宣珪씨(42·과학기술원 자동차공학과)형제와 京찬씨(33·원광대 도시공학과) 永旭씨(32·서울대 공대)를 비롯해 梁會大씨(73)의 의학박사 4남매가 꼽힌다. 최근 10년동안에는 李仁坤씨(38·전남도청 수산과) 光鎬씨(29·외무부 동북아2과) 靈蔓씨(34·서울지검 의정부지청) 宰善씨(29·내무부) 등 사법 행정고시 합격생이 잇따랐다. 이런 「인재풍년」은 이 마을의 남다른 향학열 때문이라는 것이 정설. 지난 57년 마을 사람들이 땅을 내놓고 울력으로 현 도곡초등학교 죽청분교를 세웠을 정도로 이 마을의 교육열은 대단하다. 광산李씨 종친회 장학재단인 「광리장학회」의 도움도 컸다. 면장 李炳云씨(56) 등이 주도해 1억원을 모아 만든 「죽청장학회」도 내년부터는 장학금을 내놓게 돼 앞으로 더 큰 결실이 기대된다. 李면장은 『많은 인재가 나온다는 소문을 듣고 이사를 오거나 집터를 사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며 『온 마을이 힘을 모아 좋은 전통을 잇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순〓鄭勝豪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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