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학년도 상위권 대학들이 출제한 논술문제가 수준미달이었다는 의견이 나왔다.
한국철학회(회장 蘇興烈·소흥렬이화여대 철학과교수) 산하 「논리―논술교과 연구위원회」(이하 논교위)는 21일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이화여대 등 상위권 8개 대학의 96학년도 논술문제 11개를 5점짜리 20개 항목으로 분석, 그 결과를 발표했다.
분석결과 서울대 등 6개 대학의 7개 문제(64%)가 60점 미만으로 논술문제로는 부적합하다는 평가(F)를 받았다.
서울대의 경우 논술Ⅱ의 1번 문제가 「가설」을 「사실」로 전제하는 논리적 오류를 범했으며 논술Ⅱ의 2번 문제는 집단간 대립과 갈등현상을 「집단구획의식론」이란 한가지 이론으로 일반화하는 오류를 범해 F를 받았다.
「혼돈의 긍정적 측면」에 대한 서술을 요구하면서 「강물의 흐름」을 혼돈의 예로 잘못 제시한 연세대 인문계 문제1도 F를 받았다. 고려대의 「예술적 감성」을 묻는 작문형 요약문제는 제시문의 첫 문단이 어려워 수험생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는 지적을 받았다.
서강대의 경우 「학문의 놀이적 속성」을 묻는 공통문제 1번이 고졸수준의 수험생들이 논하기에는 무리라는 이유로 역시 수준미달로 평가됐다.
논교위 위원장인 한신대 金光秀(김광수·55)교수는 『현재 일선고교에서 일고 있는 논술교육의 혼란은 대학이 출제하는 논술문제의 혼란에서 비롯된다』며 『이번 작업은 논술문제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했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李浩甲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