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운항지연에 대해 승객들이 항공사를 상대로 정신적 위자료를 요구하는 집단소송을 처음으로 제기했다. 교통문화운동본부 朴用薰(박용훈)소장 등 25명은 27일 항공사가 항공기에 대한 사전안전점검 소홀로 출발이 지연되는 바람에 정신적 피해를 보았다며 대한항공을 상대로 1인당 1백만원씩 모두 2천5백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서울지법에 냈다.
박씨 등은 지난달 19일 오전 10시40분 서울발 제주행 대한항공 213편에 타기 위해 탑승수속까지 마친 상태에서 대한항공이 안전점검 미비를 이유로 2시간 35분 늦은 오후 1시15분에 출발함으로써 피해를 보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결국 대체 항공기인 대한항공 217편을 이용해 제주로 출발했으며 사업 결혼식 세미나 등 승객들의 일정이 모두 엉망이 되었으나 대한항공측이 사후대책도 전혀 마련하지 않았다는 것.
박씨 등은 소장에서 『당시 대한항공은 기체에 갑작스런 이상이 생겨 출발이 늦어졌다고 설명하고 있으나 항공사는 미리 충분한 시간을 갖고 안전점검을 하고 점검 결과 기체의 결함이 심각할 경우 신속하게 예비 항공기로 교체해야하는데도 이를 소홀히 했다』며 『당시 213편은 그 전날에도 두번씩이나 고장나는 등 대한항공이 기체 이상여부를 미리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측은 『현재 운송약관에는 이같은 경우에 대한 구체적인 규정이 없지만 재경원의 소비자피해보상규정에 안전운행을 위한 예기치 못한 점검이 필요한 경우는 항공사의 고의과실이 아닌 것으로 보아 보상해주지 않는 조항이 있다』고 밝혔다.
〈徐廷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