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炳奇기자」 중국교포들이 「부자가 되는 꿈」을 안고 조국에 오기 시작한지 10년이 넘으면서 이들을 등쳐먹고 사는 악덕업주의 유형도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그중 가장 많은 것이 중국교포들 대부분이 불법체류자라는 점을 악용,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임금을 떼어 먹거나 치료를 해주지 않는 것.
올해 4월 경기 파주에 있는 액자 만드는 공장에서 일하다 대패에 손가락이 잘린 김길원씨(34)는 회사가 산업재해보험에 가입하지 않았기 때문에 산재보험혜택을 받을 수 없었다. 수술비만 회사에서 부담했을 뿐 보상이나 입원기간 임금은 한푼도 주지 않았다. 수술후에도 손가락이 회복되지 않아 병원측은 물리치료를 받도록 권유했으나 회사측은 관심도 두지 않았다. 회사측은 『물리치료가 뭐 특별한 것이냐, 그냥 뜨거운 물에 손을 담그면 된다』고 말했다.
김씨가 계속 물리치료를 요구하자 회사측은 김씨를 경찰에 신고, 법무부 출입국관리소로 넘겨버렸다. 이제 김씨는 강제출국만을 기다리는 신세가 돼 버렸다.
산업재해를 입었을 때 산재처리를 받으면 신분이 드러나 강제출국을 당하게 된다며 산재처리를 해주지 않는 경우도 흔히 써먹는 수법이다.
최근에는 중국교포들이 잘 이해할 수 없는 용어를 사용, 돈을 떼먹는 방법도 많이 유행한다. 중국교포 보호단체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같은 사기행각은 거의 예정된 시나리오처럼 유형화되어 있을 정도라는 것.
대표적인 예가 건설현장의 도급제. 얼마전까지만 해도 건설현장 인부를 뽑을때는 항상 「일당 만원」을 주겠다고 약속했으나 요즘은 공사를 책임지도록 하는 도급제로 운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 도급제가 뭔지 잘 모르는 교포들에게 악덕업주들은 『도급제는 일이 끝날 때 임금을 한꺼번에 주는 것』이라고 속인 뒤 일이 끝나면 『당신들이 일을 잘못해 하자보수하는데 인건비를 모두 써버렸다』거나 『불법체류자인 당신들 때문에 벌금을 많이 물어 임금을 줄 수 없다』며 임금을 떼먹고 있다.
한술 더 떠서 어떤 악덕업자는 『당신들의 기술이 모자라 하자보수비가 인건비보다 많이 들었다』며 『손해를 배상하라』고 윽박지르는 경우도 있다.
「성남외국인 노동자의 집」 梁慧宇(양혜우·30·여)사무국장은 『60대 노인을 3년동안이나 식모로 데리고 살다 갑자기 이사를 가버리는 방법으로 임금을 떼먹는 경우도 있다』며 『도저히 동족끼리의 관계라고 볼 수 없을정도의 파렴치범이 갈수록 늘고 있다. 벼룩의 간을 빼먹지…. 불쌍한 동족을 그렇게 할 수 있느냐』고 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