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장벽의 벽돌이 독일 통일을 상징하는 기념품으로 독일 국민들에게 보급됐던 것처럼 우리 국민들도 옛 조선총독부 건물의 철거 잔해를 「민족 정기 고취 기념물」로 보관할 수 있게 됐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조선총독부 철거 현장에 쌓여있는 폐기물을 국민들이 가져가 기념품으로 영구 보관할 수 있도록 하는 대규모 이벤트 행사를 12월중순 철거현장에서 개최한다.
당초 철거 폐자재들은 대부분 김포 쓰레기매립지로 보내 땅속에 묻을 예정이었으나 최근들어 『폐자재를 베를린 장벽처럼 기념품으로 보관할 수 있게 해달라』는 국민들의 요청이 잇따르자 일부를 국민들이 가져갈 수 있도록 행사를 마련한 것.
박물관측은 총독부건물에서 나온 돌을 벽돌크기로 잘라 철거현장에 쌓아놓고 이날 방문객들에게 무료로 나눠주기로 했다. 아울러 지난해 총독부 첨탑 제거행사때와 마찬가지로 각종 공연 등 부대행사를 곁들여 방문객들이 총독부 철거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박물관측은 그동안 일반인들이 철거 폐석재를 반출하는 것을 금지한다는 원칙 아래 7만3천여t의 철거 폐석재중 첨탑 전면기둥 장식돌 내부난간 중앙홀계단 정초석 등 주요 부재 2천4백여t을 독립기념관에 이전 보존하고 나머지 대부분은 김포매립지에 보내기로 했었다.
박물관측이 폐석재 반출을 금지했던 것은 총독부가 우리역사에 오욕을 남긴 상징물인만큼 가능한한 잔재물을 없애야 철거의 취지에 맞는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李光杓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