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저널기자 영장청구］『대북정책 불신조장』이례적 强手

검찰이 「정부가 북한에 밀가루를 비밀리에 제공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작성한 시사저널 경제부 李敎觀(이교관)기자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함에 따라 보도의 사실여부와 가벌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검찰은 우선 현대종합상사 朴世勇(박세용)사장이 지난 7월 중국에서 남북쌀회담 북측대표였던 全今哲(전금철)조통위 부위원장을 만난 사실이 없다는 점을 들고 있다. 이기자는 기사에서박사장이지난7월 북경에 체류했다고 했는데 박사장은 이무렵 출국한 사실조차 없다는 것. 또 시사저널측이 보도의 근거로 갖고 있는 송장(送狀)도 화물이 밀가루라고 단정할 만한 근거가 없다는게 검찰의 입장. 검찰은 따라서 이기자가 기사 말미에 「허위사실」을 진실인 것처럼 전제하고 7문장에 걸쳐 정부의 대북정책을 신랄하게 비판한 것은 비방의도를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기자가 「허위사실」을 근거로 국정의 최고책임자인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이 국가와 민족의 이익을 등한시한 채 정치적 목적에 따라 대북정책을 결정하는 듯한 인식을 국민들에게 심어 준 것은 명백한 명예훼손에 해당한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그러나 검찰이 이기자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나머지 관련자들도 기소하기로 하는 등 처벌수위를 높인 것은 최근 남북관계 및 대북정책과 관련된 「추측성 보도」에 쐐기를 박겠다는 권력핵심의 의도가 깔려있다는 것이 검찰주변의 관측이다. 일부에서는 형사처벌을 통한 「언론 길들이기」라는 김영삼정부의 언론정책을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시사저널측은 그러나 정부가 북한에 밀가루 5천t을 제공한 것은 명백한 사실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시사저널측이 확보하고 있는 송장에 화물내용이 밀가루(중국용어로 麵粉·면분)라고 분명히 적혀있고 화주도 현대그룹으로 명기돼 있다는 것. 시사저널측은 또 현대종합상사 박사장이 지난 6월 중순부터 말까지 북경에 머무른 것은 북한에 밀가루를 보내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법원은 보도내용이 허위로 밝혀지더라도 취재원이 믿을 만한 사람이거나 취재기자가 보도내용을 사실로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인정될 경우 비방 의도를 인정치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재판과정에서 보도내용에 대한 사실여부와 가벌성을 둘러싸고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河宗大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