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마피아와 함께 세계 3대 국제범죄조직으로 꼽히는 일본의 야쿠자와 중국의 삼합회(三合會·Triad)가 한국으로의 마약밀수에 손을 댄 사실이 검찰조사결과 처음으로 밝혀져 수사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또 그동안 중국 홍콩 등에서 주로 밀수입되던 마약이 최근에는 미국 콜롬비아는 물론 아프리카의 나이지리아 등 전세계 국가에서 밀수입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홍콩 대만을 비롯한 동남아를 주무대로 하는 국제범죄조직인 삼합회는 마약밀매 매춘 도박 등 각종 불법활동을 통해 매년 벌어들이는 수입만도 한국의 국민총생산(GNP)의 절반 수준인 2천1백억 달러에 이르는 거대조직.
따라서 삼합회와 야쿠자 등이 본격적으로 한국으로의 마약밀수에 뛰어들 경우 수사당국으로서는 힘겨운 전쟁을 벌이지 않을 수 없는 셈이다.
검찰은 이에 따라 초기단계에서 국제범죄조직의 개입을 원천봉쇄한다는 전략으로 미국 일본 중국에 공조수사를 요청했다. 그동안 히로뽕 일변도이던 한국의 마약시장에 미국의 코카인, 나이지리아의 대마, 콜롬비아의 헤로인 등이 밀수된 것도 충격적인 사실이다.
국제범죄조직이 한국내 마약밀수에 마수를 뻗치고 밀수대상국가가 크게 확대된 것은 무엇보다도 90년대 들어와 국내 마약가격이 폭등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검찰에 따르면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지난 89년 이후 히로뽕 등 국내 마약제조책들이 대부분 검거되자 마약가격이 급등했다는 것.
이에 따라 히로뽕의 경우 지난 80년대 중반경 2만∼3만원에 불과하던 1회 투약분(0.03g)이 최근에는 15만∼20만원까지 크게 올랐다.
또 마약 상습투약자도 종전에는 유흥업소 종사자, 연예인 등에 한정됐으나 최근에는 회사원 주부 등 일반인들에게까지 확산돼 수요가 늘어났다.
한편 이번에 적발된 밀수꾼들은 마약을 몸에 직접 휴대해 공항으로 들어오거나 항만을 통해 밀수하는 종래의 수법과는 달리 국제우편물을 이용하거나 뱀 영양제 캡슐 등 화물속에 교묘히 감추는 방법, 일회용 운반책을 이용하는 방법 등 다양한 수법을 동원했다.
검찰도 이에 대응하기 위해 외국의 수사기관과 출입국관리국 국내 유관기관 등과 함께 밀수꾼의 입국시간에 맞춰 「007작전」을 방불케 하는 합동검거작전을 벌이기도 했다.
〈河宗大·金泓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