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인 경남 합천에서 전격연행돼 안양교도소에 수감됐던 全斗煥(전두환)전대통령이 3일로 구속수감 1년을 맞았다.
전씨는 수감 당시 盧泰愚(노태우)전대통령과 달리 자신의 구속에 반발하며 분을 삭이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항소심 선고공판을 앞둔 지금은 담담한 태도로 수감생활에 적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씨는 수감 후 28일간 항의단식을 벌여 한때 건강이 크게 나빠졌었다. 그러나 단식을 그만둔 뒤 곧바로 회복돼 종전의 건강을 되찾았다.
요즘은 교도소 관식 외에 끼니마다 김 계란 소시지 우유 사과 등을 자비로 구입, 영양을 보충하고 있다.
전씨는 오전 일과시간 대부분을 일본어 공부와 가족과 변호인 접견으로 보내고 있다. 전씨는 대통령 퇴임 직후부터 대학교수한테 일본어 개인교습을 받아와 상당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지금은 교재를 보면서 독학중이다.
3일 오전에도 아들 宰國(재국)씨와 동서인 金相球(김상구)전의원, 閔正基(민정기)비서관이 전씨를 면회했다.
교도소측은 이들 외에 부인 李順子(이순자)씨가 일주일에 두번 정도 찾아오고 있으며 李亮雨(이양우)변호사 등 변호인들도 오는 16일 항소심 선고공판을 앞두고 수시로 찾아오고 있다고 밝혔다.
전씨는 오후에 주로 독서와 간단한 운동으로 소일하고 있다. 최근에는 「대망」 등 대하소설류와 함께 「분단과 전쟁」이라는 책을 숙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저녁 식사후에는 불경을 암송하고 일기도 쓰고 있다. 그러나 일기의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한편 전씨보다 16일 앞서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노씨도 틈틈이 뭔가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노씨는 전씨와 달리 주로 아침식사 전후에 메모지에 빽빽하게 「뭔가」를 적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노씨의 한 측근은 『일부에서 추측하는 것처럼 회고록과 같은 심각한 내용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노씨는 박경리의 대하소설 「토지」와 시오노 나나미의 최근 화제작 「로마인 이야기」를 탐독한 것으로 전해졌다. 처음에는 면회를 꺼리던 노씨의 부인 金玉淑(김옥숙)씨는 매주 한차례 정도 서울구치소를 찾아오고 있다.
〈金泓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