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26일 북한을 탈출한 金慶鎬(김경호·61)씨와 부인 최현실씨(57)일가족 17명이 탈북 44일만에 9일 오후 5시17분 대한항공 618편으로 서울 김포공항에 도착했다.
김경호씨는 부인과 차남 김성철씨의 부축을 받으며 비행기에서 걸어나왔고 다른 가족들은 긴장된 표정이었지만 모두 건강한 모습이었다.
김씨는 지병인 중풍으로 거동이 다소 불편하고 언어가 부자연스러워 기자들과의 인터뷰는 부인 최씨가 대신했다.
특히 임신한 몸으로 탈출, 관심을 모았던 김씨의 4녀 김명순씨(28)는 본인과 태아 모두가 건강한 것으로 확인됐다. 어린이 5명도 한결같이 밝은 표정이었다.
최현실씨는 기자들과 가진 인터뷰에서 『우리 가족을 따뜻하게 맞이해준 국민들에게 감사드린다』며 『북한에는 상당수 주민들이 국외탈출을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
최씨는 또 『17명의 일행 모두가 빨리 한국으로 가야한다는 마음으로 똘똘 뭉쳐 행동했기 때문에 이렇게 서울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게 됐다』며 『특히 조선족 교포들의 도움이 컸다』고 밝혔다.
김씨 일행은 인터뷰가 끝난 뒤 기다리던 김씨의 형 金慶太(김경태·70)씨와 조카 興錫(흥석·33)씨, 최현실씨의 작은아버지 崔田道(최전도·77)씨와 사촌동생 哲旭(철욱·43)씨 등과 감격적인 상봉을 했다.
가족들은 처음에는 말을 나누지 못하고 서로 부둥켜 안고 한동안 눈물만 흘렸고 김경태씨가 『네가 정말 경호냐』고 묻자 서로 말문이 터졌다.
김씨 가족은 5분여간 가족상봉을 마친 뒤 관계기관이 마련한 25인승 승합차를 타고 오후 6시경 공항을 떠났다.
한편 김씨 일행은 이날 오후 1시50분경(현지시간 오후12시50분) 서울로 출발직전 공항비행기 탑승구에서 그동안 이들을 보호하고 있던 홍콩정청 이민국 직원들에 의해 우리측 신병인수팀에 인도됐다.
〈李炳奇·宋平仁·孔鍾植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