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노씨 항소심 선고공판/각계반응]『국민정서 무시』

  • 입력 1996년 12월 16일 15시 23분


全斗煥-盧泰愚 두 전직대통령 등 12.12 및 5.18 사건 관련 피고인들에게 16일 내려진 항소심 선고에 대해 각계 인사와 시민들은 全-盧씨 등이 1심보다 감형된데 대해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날 오전 서울고법 417호 대법정에 이목을 집중했던 시민들은 특히 全피고인과 盧피고인이 1심때보다 감형된 무기징역과 징역 17년을 각각 선고받자 "재판부가 정치적 논리에 휘말려 역사적 범죄를 준엄하게 심판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朴炳玉 정책실장=1심에서 全씨에게 법정최고형인 사형이 선고된 것은 잘못된 과거사를 청산한다는 상징적 의미가 있었지만 2심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돼 이 의미가 퇴색하고 말았다.이번 선고는 한마디로 국민 정서에 반하는 것이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인권사회국 金景南국장=全씨의 형량을 무기징역으로 감형하는 등 대부분의 피고인에게 감형선고를 내린 것은 과거청산을 갈구하는 대다수 국민의 의지를 저버린 처사이다.全씨처럼 죄를 많이 지은 사람도 무기징역정도의 벌만 받는다는 선례를 남김으로써 일반인들의 법감정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다. ▲李昌馥 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 상임의장=거의 모든 피고인을 1심보다 감형한 것은 사면을 위한 전주곡으로 들린다.재판부가 5共을 폭거로 이룬 정권으로 규정하고도 全, 盧씨에 대해 평화적 정권교체니 6.29 선언 등의 치적을 들어 감형한 것은 논리적으로 모순이다.성폭행범 등 파렴치범을 사형시키면서 수천명을 학살한 全씨를 무기징역으로 감형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서울대 韓相震교수(사회학과)=군부 쿠데타에 대한 처벌도 중요하지만 과거청산의 핵심은 부당하고 비합법적인 양민학살 부분이다.1심에서 이 부분에 대한 진상이 제대로 규명되지 않았는 데 이번 선고공판에서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다. 광주학살의 진상을 철저히 밝혀내고 책임소재를 분명히 가려야 실질적인 과거청산 작업이 완료된다고 본다. ▲高庸銖씨(22.서울대 원자핵공학과4년)=솔직히 실망스럽다. 예상하지 못했던 것은 아니지만 광주민주화운동 문제가 정략적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느낌이다.불행한 과거를 완전히 청산하기 위해 학살자들에 대한 엄정한 처벌과 법집행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 ▲李英培씨(32.회사원.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이번 재판결과는 당초 金泳三정부가 외쳤던 과거청산 의지를 무색케하는 것이다.역사적 범죄자들에게 추상같은 심판을 내리지 못했다는 점에서 실망스럽고 후세에게 부끄럽다. ▲金淑賢씨(45.가정주부.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정권을 잡기 위해 양민을 학살한 사람에게 대통령 재직시의 업적을 들어 감형해 준 재판부의 판단은 국민 정서와는 거리가 멀다.재판부는 정치논리에 휘말려 역사적 범죄를 준엄하게 심판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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