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2항소심]전-노씨 사면될까…3가지 시나리오

  • 입력 1996년 12월 16일 19시 56분


「12.12」와 비자금사건 항소심 선고공판이 내려진 16일 정치권은 물론 국민의 관심이 全斗煥(전두환) 盧泰愚(노태우)씨 등 두 전직대통령에 대한 특별사면 여부에 쏠렸다. 이같은 관심은 두 사람이 대법원의 판결이 확정된 후 형량대로 복역하지 않을 것으로 보는데서 출발한다. 두 사람이 군사반란의 주역이기는 하지만 한때나마 대통령을 지낸 장본인이고 고령이기 때문에 사면조치가 있을 것으로 예상해서다. 그러나 사면권자인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은 이 대목에 대해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는 것이 청와대측의 전언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들은 사면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대법원의 확정판결 절차가 아직 남아 있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물론 대통령의 사면권 발동여부는 내년 4월경으로 예상되는 대법원의 확정판결 이후 「뜨거운 감자」로 떠오를 수밖에 없게 돼 있다. 1심에서 사형선고를 받았던 전씨가 항소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는 등 대부분 피고인들의 형량이 경감돼 사면에 따른 대통령의 부담이 크게 줄어들기는 했다. 그러나 김대통령으로서도 고도의 정치적 행위인 사면에 관해서는 상당기간 고심하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여부는 내년 12월 실시되는 대통령선거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현재 사면과 관련해 정치권에 나도는 관측은 크게 세가지다. 그 첫째는 김대통령이 내년 대선의 최대 변수지역인 대구 경북(TK)지역의 정서를 의식, 대선전에 사면을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여기에는 두 전직대통령 구속 이후 크게 악화된 TK정서를 달래 영남권의 재단결을 도모할 것이라는 정략적 분석이 내포돼 있다. 호남 및 충청지역을 비롯해 운동권의 표는 어차피 야성이기 때문에 여권으로서는 그들의 반발을 고려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 근거한다. 둘째는 대선 이후 차기정권이 출범하기 직전에 사면을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새 정권에 정치적 부담을 넘겨주기보다는 「역사 바로세우기」를 내걸고 이들을 법정에 내세운 김대통령 스스로가 고리를 풀어줘야 한다는 논리다. 셋째는 다음 정권으로 사면여부를 넘길 것이라는 관측이다. 두 전직 대통령을 김대통령이 사면할 경우 임기중반 이후 줄기차게 추진해 왔던 역사 바로세우기가 정치적 제스처에 지나지 않았다는 자가당착에 빠지고 국민의 비판을 자초하게 될 것이라는 논리에서다. 아무튼 두 전직대통령 사면여부는 대법원 확정판결 이후 여론의 흐름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金東哲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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