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단행된 개각에서 宋宗義(송종의)전대검차장이 법제처장에 임명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검찰 내부에서는 『정말 잘됐다』는 반응이 터져나왔다.
지난해 9월 검찰을 떠난 직후 외아들을 교통사고로 잃는 불행을 당한 송처장의 처지를 안타까워해온 터였기 때문.
한학에 밝은 그는 대검차장 재임중 후배인 金起秀(김기수) 당시 서울고검장이 검찰총장으로 임명되자 『안분지족(安分知足)의 심정으로 자유인으로 돌아간다』는 말을 남기고 검찰을 떠났다.
송처장은 그후 충남 논산에 있는 자신의 밤농장에서 농사를 지으며 한동안 「농군」으로 지냈다. 그러던 지난 3월 송처장에게 외아들 석윤군(20·당시 한국외국어대 2년)을 잃는 불운이 닥친 것.
그가 외아들의 49재에 부쳐 지은 「고유문(告由文)」은 자식을 잃은 부모의 절절한 심정을 진솔하게 드러낸 「명문」으로 평가됐다. 『숙세(宿世)의 인연으로 부자의 연을 맺었거늘 어인 연고로 세간의 정을 나눈 기간이 이리도 짧았더란 말이냐… 호기심 속의 치기어린 행동을 준열히 나무라며 성인군자의 도덕률만을 반복하며 주입시키려 했던 너의 아비는 엄한 만큼의 자비로움을 보이지 못하였더니라. 너의 가슴을 쓰리게 하였던 수많은 기억과 너의 진실된 마음을 읽어주지 못하였던 아쉬움은 쉽사리 잊을 수가 없구나』
이 고유문은 申鉉武(신현무)대전지검장이 PC통신 천리안 대화방에 띄움으로써 세상에 알려져 읽는 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었다.
아들을 잃은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한 송처장의 부인 文正子(문정자)씨는 최근까지 부산 해운대에 「바다가 보이는」 작은 전세아파트에서 지내며 시름을 달래왔다. 송처장은 일주일에 사흘은 부산에서, 나머지는 논산의 밤농장과 서울을 오가며 지내왔다. 송처장은 자신이 아끼는 후배검사들에게 손수 수확한 밤을 보내주며 검사로서의 바른 자세를 가르쳐 왔다.
송처장은 이날 『그동안 세상공부를 하면서 유유자적하게 살아왔는데 이제 다시 「영어(囹圄)의 몸」이 된 것같은 기분』이라고 입각소감을 밝혔다.
〈崔英勳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