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京·샌프란시스코〓李寅澈기자」 일본 요코하마시(市)에 사는 다케나카 게이코(35·여)는 다섯살난 아들에게 틈만 나면 항상 강조하는 말이 있다. 일본도 학부모들의 교육열이 높기 때문에 『공부 열심히 하라』는 말일 듯하지만 의외로 『남에게 폐끼치지 말라』는 평범한 말이다.
게이코는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것이 내가 피해를 받지 않는 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어른들에겐 인사를 잘하고 남의 집을 방문했을 땐 너무 오래 머물지 말고 뒷정리를 잘하고 오도록 가르친다』고 말했다.
『「공부 열심히 하라」는 말을 할 시간이 있으면 차라리 「남에게 폐끼치지 말라」는 말을 열번 하겠다』는 말로 예절교육을 강조했다. 일본인들은 상대방이 당황할 정도로 친절하고 깍듯한 행동으로 유명하다. 사소한 실례라도 하지 않으려 노력하고 신세를 지면 반드시 보답을 한다.
8년간 도쿄에서 거주했던 趙美蘭(조미란·35)씨는 『일본 주부들은 옆집에서 자기 아이를 잠깐만 돌봐 줘도 콩 한줌, 사과 한두 개라도 갖고와 감사표시를 한다』며 『친구집에 놀러간 아이가 약속시간보다 5분만 늦어도 데리러 간다』고 소개했다.
우라와시(市) 모토부토 보육원의 수업도 실생활에 직접 활용할 수 있도록 진행한다. 어린이들은 가게놀이를 할 때 물건을 사고 팔면서 「어서 오세요」 「감사합니다」 「미안합니다」를 합창한다. 이때 허리를 거의 90도 가까이 굽혀 마치 백화점이나 식당종업원의 모습을 보는 듯하다. 미국 중류가정 주부인 매리 버다이트(43·교사)는 『「부모는 아이의 거울」이라는 말처럼 부모가 아이들에게 본보기(Modeling)가 될 수 있도록 말씨와 행동 하나하나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아이들에게 버릇없다고 야단치기 전에 「부모인 나는 과연 예절 바른가」를 생각하면 가정교육을 어떻게 해야 할지 분명한 해답이 나온다』고 말했다.
그래서 딸 캐서린(6)이 사람들 앞에서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빼먹을 때는 즉석에서 대신 인사를 한다. 그러면 다음부터는 절대 인사를 빠뜨리지 않는다는 것.
이처럼 가정이나 유치원에서의 「감사합니다」 「미안합니다」 「실례합니다」를 깨우치게 하는 철저한 교육 덕분에 서구인의 입에서는 다른 사람과 살짝만 부딪쳐도 「익스큐즈 미(미안합니다)」가 자동적으로 튀어나온다.
영국의 성탄절 다음날은 「복싱 데이(BoxingDay)」. 이날은 가정이나 학교 등에서 우체부 청소부 우유배달원 등 평상시 도움을 준 사람들에게 감사카드나 조그만 선물을 전달하는 날이다. 교육적 차원에서 학부모들이 특히 신경을 많이 쓴다.
싱가포르의 캐나디언 인터내셔널 유치원 교사들은 지난 연말 카드세례를 받았다. 교장선생님이 원생들에게 카드를 쓰도록 시켰던 것이다. 교사들도 물론 원생들에게 일일이 답장을 써서 보내줬다.
독일 본의 바이벤베크 시립유치원은 윗사람에 대해 예절 바르게 행동하는 것 못지않게 많은 시간을 함께 지내는 친구끼리의 예의도 중시한다.
크레츠원장은 『놀이를 할 때도 예절을 배우도록 블록쌓기 물놀이 기차놀이 등의 놀이를 할 때 4,5명이 한조가 돼서 놀도록 한다』면서 『이때 다른 놀이를 하고 싶은 어린이는 친구들에게 「같이 놀아도 되겠니」라고 물어보고 허락을 받도록 가르친다』고 설명했다.
인사성 바르고 친절한 아이들은 저절로 길러지는 것이 아니라 가정과 유치원의 철저한 습관화 교육의 결과라는 것을 알려주는 사례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