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전부터 걸핏하면 일어나는 위경련으로 고생하고 있을 때 주위에서 새벽운동을 권했다. 그래서 조깅을 해볼까, 새벽 에어로빅에 나가 볼까 생각은 많았지만 마음만 있었지 한번도 실천에 옮겨보지 못했다.
그러던 중 20여년간 애독하는 동아일보의 배달을 주부들도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나는 속으로 「그래, 그 일을 한번 해보는 거야. 새벽운동도 되고 빠듯한 가계부에 도움도 되니 일거양득이 될거야」라고 생각했다. 이렇게 시작한 신문배달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인내심을 요구했다.
새벽 찬바람에 단잠의 여운을 쫓으며 보급소로 나가 신문을 받아들고 짙게 깔린 밤안개 속을 늘 바쁘게 뛰었다. 처음 한달여 동안은 퉁퉁부어 오른 다리와 깨어진 생활리듬에서 오는 피로, 가끔 마주치는 취객들로 인해 고통과 괴로움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그 고비를 넘기고 1년여동안 계속했다. 그 결과 위경련은 언제 그런 증상이 있었는지도 모르게 씻은 듯이 나았고 어렵게만 느껴지던 독자의 주소와 이름도 머릿속에 입력이 되었다.
신문배달을 계속하고 싶었지만 올해부터 아이들이 고3 중3이 되기 때문에 부득이 그만두었다. 이제 평범한 한 사람의 독자로 돌아왔지만 오늘도 신문을 들고 새벽을 달리는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격려를 보내고 싶다.
신 현 숙(경기 광명시 광명1동 67의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