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못난 아버지를 용서해다오』
『10년전 아빠 얼굴이 생각나요. 얼마나 보고싶었는지』
21일 오후5시경 부산 북부경찰서 화명파출소안.10년간을 고아로 살아온 孫寶蓮(손보연·19·선화여상3)양은 경찰의 컴퓨터 조회로 아버지 孫成泰(손성태·44·노동·충남 서산)씨를 극적으로 상봉한 순간 눈물만 흘렸다.
돌이 채 지나기 전 부모가 이혼해 할머니(73)의 손에서 자란 손양은 9세 초등학교 2학년 때인 87년 여름 아버지가 경남 진해에서 서울로 훌쩍 전근을 떠나자 아버지가 보고 싶어 집을 나섰다가 부산에서 길을 잃었다.
할머니에게 말도 안하고 집을 나온 손양은 돌아갈 집주소를 기억하지 못해 미아로 처리되는 바람에 부산시내의 선광원과 지금의 햇빛고아원을 전전하며 여고생으로 성장했다.
손양의 아버지는 하나밖에 없는 피붙이를 찾기 위해 가출신고와 고아원 등을 샅샅이 뒤졌으나 헛수고로 끝났고 할머니는 손양이 언젠가 돌아올 것이라며 이사를 가지 않은 채 지금의 집에서 계속 살아왔다.
아버지를 그리던 손양은 최근 우연한 기회에 친구의 어머니에게 사연을 털어놓았다가 『요즘은 경찰의 컴퓨터망이 잘 돼 있다』는 말을 듣고 경찰에 도움을 요청, 마침내 가족상봉의 꿈을 이뤘다.
〈부산〓趙鏞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