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수씨 5父子 『믿을건 우리뿐…족벌경영 대책도 족벌』

  • 입력 1997년 1월 29일 20시 19분


평소 4명의 아들을 경영일선에 포진시켜 철저하게 「족벌경영체제」를 구축해온 鄭泰守(정태수)한보그룹 총회장. 정총회장은 그룹해체라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해서도 역시 아들들을 중심으로 「비상대책회의」를 열어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 정총회장이 입원중인 경희의료원에는 29일까지 宗根(종근·41) 源根(원근·35) 譜根(보근·34) 瀚根(한근·32)씨 등 4형제가 모두 다녀갔다. 이들은 정총회장과 깊은 밀담을 통해 이번 사태의 해결을 위한 역할분담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총회장이 가장 아끼는 삼남 정보근 그룹회장은 경희의료원에서 이틀째 정총회장과 숙식을 같이하고 있다. 정회장의 역할은 변호사의 자문을 받아 검찰의 소환에 대비한 사전준비를 하는 것. 차남인 정원근 상아제약회장은 여론수집과 대외인사 접촉을 맡고 있다. 현재 서울 방배동의 모처에서 그룹본사로부터 여론동향을 보고받으며 주로 외부인사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보그룹 홍보실은 이번 사태와 관련한 언론보도내용을 팩스를 통해 정원근 회장에게 수시로 보고하고 있다. 넷째인 정한근 그룹부회장은 내부결재를 전담하며 그룹의 동요를 막고 있다. 또 그룹내의 전문경영인이나 고위간부들의 의견을 모아 정총회장에게 전달하는 역할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성목재를 맡고 있는 장남 종근씨는 평소와 마찬가지로 이번 사태에도 동생들에 비해서는 적극적인 관여를 하지 않고 있다고 회사관계자들은 전했다. 아들들을 제외하고 이번 문제에 가장 깊숙이 참여하고 있는 외부인은 정총회장과 같은 경남 진주출신으로 지난 91년부터 한보그룹 법률고문을 맡고 있는 許政勳(허정훈)변호사. 허변호사는 정총회장이 연루된 수서사건과 盧泰愚(노태우)전대통령 비자금 사건 등에서 정총회장의 변론을 맡으며 정총회장 가족의 신임을 받아왔다. 한보그룹의 한 관계자는 『신규사업 진출과 같은 중요한 결정사항이 있을 때 한맥유니온 사장은 정원근회장에게, 한보건설사장은 정보근회장에게 보고를 했으며 최종적으로 정총회장이 아들들을 불러 가부를 결정한 적이 많았다』고 말했다. <정위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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