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이영수/국민 힘으로 검찰 바로잡자

  • 입력 1997년 2월 25일 20시 13분


한보비리에 대한 검찰의 수사발표는 도대체 검찰의 잣대가 무엇으로 만들어졌는가 생각하게 했다.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는 천인공노할 기소유예로 죄없는 사람을 많이 죽일수록 무죄라는 법해석을 했는가 하면 세기적 반사회적 부정부패 비리를 수사할 때마다 검찰은 정의의 칼로 부정부패 비리를 척결하기보다는 마피아의 총으로 오히려 은폐하고 옹호한 일이 한두번이 아니다. 빠찡꼬사건이 그렇고,수서사건이 그렇고, 한보비리 수사발표가 그렇다. 어디 이뿐인가. 역사적인 사건은 다 그랬던 것이 아닌가. 검찰은 국민의 세금으로 녹을 먹거늘 어찌 감히 국민앞에 수사내용을 밝힐 수 없다는 무엄하고도 오만방자한 소리를 한단 말인가. 새로운 역사의 물줄기를 잡아야 하는 이 중차대한 순간에 개혁에 가장 큰 걸림돌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부패하고 무능하면서도 교활하고 줄을 잘 타는 검찰 수뇌부들임을 검찰 스스로는 알아야 한다. 새로운 정권이 들어설 때마다 부정부패 비리의 척결을 되뇌었건만 언제나 피라미와 송사리만 잡고 변죽만 울렸을 뿐 감히 누구도 검찰을 손대지는 않았다. 이제 국민은 더이상 방관해서는 안된다. 국민의 힘으로 검찰이 다시 태어나게 해야 한다. 통일을 앞두고 꼭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다면 그것은 우리 모두가 일어나 부정부패 비리의 뿌리를 뽑는 일이다. 통일된 조국마저 썩게 할 수는 없지 않은가. 국민에게 고용된 검찰이 부정을 은폐하면서 수사내용마저 자신의 고용주인 국민에게 보고하지 않고 도리어 성난 얼굴로 거절하는 위협적인 행위는 분명 배임이다. 나는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고용주로서 부패한 권력의 시녀나 하수인으로 전락한 법무장관 검찰총장을 비롯한 검찰 수뇌부 및 다수의 검사들을 이 날짜로 해고한다. 언젠가는 누군가가 해야 할 검찰에 대한 청소가 아닌가. 어느 정권도 여당도 야당도 언론도 종교계도 학계도 노동계도 학생운동권도 검찰에 손을 댈 수 없다면 이제 우리 국민밖에 누가 있는가. 오늘날 부정부패 비리의 실질적 옹호세력으로서의 배후는 「권력은 구속영장에서 나온다」는 한국적 법철학의 틀 속에서 법 위에 군림하면서 부귀영화를 누리는 다수의 정치검찰과 그 수뇌부 아닌가. 국가와 민족의 장래에 백해무익한 「영감」들을 그냥 둘 것인가. 우리 힘으로 검찰이 다시 태어나게 하자. 이영수<재이손산업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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