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형편 어려운 제자 학비보탠 남정희교사 미담 화제

  • 입력 1997년 3월 7일 19시 56분


[금정수 기자] 신학기를 맞아 일부 학부모들에게는 자녀의 학교를 찾는 일이 벌써부터 걱정거리로 다가온다. 그러나 교단에서는 촌지를 받기보다는 음지에서 어린 제자들을 보살피며 묵묵히 「사도(師道)」를 걷는 스승도 많다. 지난달 28일자 동아일보 독자란(31면)에 소개된 서울의 南貞嬉(남정희·40·여·당시 마포구 중암중학교 근무)교사가 바로 그러한 스승이다. 남교사의 사연은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등록을 못한 제자를 대신해 편지와 10만원의 학비를 보내준 것을 고맙게 여긴 한 학부모의 독자투고로 알려졌다. 중앙대 회화과를 졸업한 뒤 올해로 교직생활 16년째인 남교사는 『큰일을 한 것도 아닌데…』라며 이 일이 주위에 알려지는 것을 못내 부담스러워 했다. 「세대간의 벽」을 넘어 학생들과 어울려 「클론」이나 「영턱스 클럽」 등의 신세대 가요를 부를 줄 아는 「끼있는」 선생님이기도 한 그는 지난 2월 종업식날에는 반 학생들의 얼굴이 담긴 지점토 액자를 손수 만들어 일일이 나눠줬다. 아이들에게 자신을 사랑했던 사람이 있었다는 것을 심어주고 싶었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요즘 교육계 일부에서 불거지는 촌지문화는 그가 제일 개탄스러워 하는 부분. 『사적인 모임에서 제가 교사인 것을 알게되면 「1년에 몇번이나 학교에 찾아가야 하느냐」 「얼마를 넣어야 되느냐」는 질문을 받곤하죠. 부정한 몇몇 교사들로 인해 묵묵히 교단을 지키는 많은 선생님들의 입지가 좁아지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새학기에 연희여중으로 전근한 그는 『언제 어디서나 교사의 역할은 마찬가집니다. 교육계에는 제가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훌륭한 선생님이 너무나 많이 계십니다』라고 자신을 낮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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