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철씨 사법처리/여권 반응]『그럴리가…』『고육책』

  • 입력 1997년 3월 16일 20시 03분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이 차남 賢哲(현철)씨에 대한 사법처리 결심을 굳혔다는 사실이 16일 알려지자 신한국당관계자들은 『설마 그럴리가…』라고 놀라면서 현철씨의 사법처리가 향후 정국과 당에 몰고 올 파란을 걱정했다. 李會昌(이회창)대표위원측은 『기자회견에서 밝힌 「법대로」처리 방침이 사법처리를 의미한 것은 아니었다. 아버지의 가슴아픈 문제여서 김대통령에게 사법처리를 건의한 적도 없다』고 조심스러워 했다. 벌써부터 당내에서는 현철씨와 가까웠던 당내 인사들에 대한 「숙정」도 뒤따르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한 원외위원장은 『며칠전 친하게 지내는 원외위원장이 청와대에서 대통령을 만났다. 이자리에서 대통령이 「너도 현철이하고 술 많이 먹고 다녔느냐. 너도 재산이 많으냐」고 물어 「그렇지 않다」고 대답했더니 대통령이 「그러면 너는 감옥에 안가겠구나」라고 말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당 일각에서는 『사법처리가 극도로 혼란스런 정국수습을 위해서 불가피한 고육책(苦肉策)』이라며 『김대통령이 팔다리를 잘라내는 심정으로 사법처리를 한다면 국민들도 누그러지지 않겠느냐』는 목소리도 나왔다. 당내 대선후보군들은 가급적 직접적인 논평을 자제했다. 李洪九(이홍구)상임고문측은 『노코멘트』라고 말했고 李漢東(이한동)고문측은 『중용과 조화라는 정치논리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현철씨가 사법처리되면 김대통령의 정치적 부담이 만만찮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金德龍(김덕룡)의원측은 『작은 부분이기는 하지만 국정운영에 책임이 있는 사람으로서 최근 여러가지 사태와 관련해 자괴감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朴燦鍾(박찬종)고문측은 『법정신에 입각, 의혹을 없애기 위해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을 피력, 눈길을 끌었다. 〈박제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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