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화제］「사랑의 실천가」 정차화씨

[윤종구 기자] 정차화씨(56)는 원래 네 아들을 가졌었다. 그러다 지난 81년 사고로 장남을 잃었다. 하지만 지금은 자식이 오히려 늘었다. 딸 2명을 입양해 호적상 3남2녀가 됐고 입양은 안했지만 자식처럼 대하는 사람도 생겼기 때문. 그는 82년 고향인 경기 용인에서 고아 소녀를 데려다 길렀다. 부모도 모르고 생일도 잊은 채 가게 등을 전전하며 그저 목숨만 부지하던 소녀였다. 연근 연종 연흥 형제의 돌림자를 따 양녀의 이름을 연주로 정하고 법원을 몇번이나 쫓아다닌 끝에 호적에 올렸다. 88년에는 29세 처녀를 양녀로 삼았다. 정씨의 부인과 같은 직장에 다니던 그 외로운 처녀는 『엄마 아버지』를 불러보는 것이 소원이었다. 이 말을 전해들은 정씨는 두말없이 처녀를 데려다 호적에 또 올렸다. 정씨는 지난해 8월 교통사고로 머리 목 허리를 크게 다쳤다. 병원을 네 군데나 옮겨다니며 두번의 수술을 받았지만 아직도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 그가 용인 제일병원에 입원중이었을 때는 같은 병실에 3명의 환자가 거의 동시에 입원했다. 불법체류중 공사장에서 사고를 당한 중국교포청년과 오토바이사고로 다친 청년, 초등학생이 그들이었다. 모두 돌봐줄 만한 사람이 없었다. 제일 큰 문제는 그들의 대소변을 받아내는 일이었다. 겨우 걸음을 옮기던 정씨가 그 일을 맡았다. 집에서 부인이 가져오는 음식도 늘 나눠 먹었다. 『장남이 죽은 뒤 세상이 허무해지더군요. 빈손으로 왔다 빈손으로 가는 세상, 재산이 무슨 소용이냐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가진 것 남김없이 나눠주고 떠나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