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위기 이렇게 풀자/각계의견]신뢰회복뒤 경제 살리자

  • 입력 1997년 3월 24일 07시 47분


전 국민들의 눈과 귀가 온통 金賢哲(김현철)씨사건에 쏠려있는 동안 기업들은 연쇄부도의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주가는 연일 폭락을 거듭하고 금리는 하늘 높은 줄 몰라 기업인들은 더욱 불안해 하고 있다. 시중에는 「4월 금융 대란설」까지 떠돌고 있다.

▼韓相震(한상진·서울대 사회학과)교수〓연이어 터지는 비리의혹으로 정치권과 정부기관이 신뢰를 잃고 있다. 이런 상황에선 정치도 경제도 제대로 굴러가지 못한다. 확실하게 끊을 것은 끊고 도려낼 것은 도려내야 한다. 국민과 정치권 사이의 신뢰를 회복한 뒤 각 경제주체들의 힘을 합쳐야 한다. 그러나 마치 김현철씨 사태만 해결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처럼 보는 시각은 곤란하다.

▼崔起言(최기언·45·중소기업인)씨〓최근의 정치 경제적 불안정 때문에 은행에서 대출받기가 더욱 어려워진데다 사채금리까지 크게 올랐다. 정치권이건 검찰이건 진정 국민을 생각한다면 서로의 자존심과 집단이기심을 버리고 「나라경제 바로 세우기」 「국민 진정시키기」에 힘을 합쳐야 할 것이다.

▼黃碩夏(황석하)부정부패추방시민연합 사무총장〓철저한 수사를 통해 왜곡된 경제 구조를 정상화하는 것이 경제회생에도 도움이 된다. 질질 끌면 끌수록 경제에는 주름살만 늘어갈 것이다. 그동안 기업운영에 걸림돌이 돼 왔던 급행료 준조세 등 잘못된 관행이 이번 기회를 통해 뿌리뽑히길 바란다.

▼權容秀(권용수·30·회사원)씨〓한보에 이어 삼미마저 부도가 나는 등 경제는 점점 어려워지는데 국민의 관심은 온통 김현철씨 비리사건에 쏠려 있어 걱정스럽다. 한보사태때 검찰의 철저한 수사가 이뤄졌다면 또다시 김현철 비리관련 수사에 국력을 낭비하지 않아도 됐을 것이다.

▼郭厚仙(곽후선·41·택시운전사)씨〓하루에 10시간씩 차를 몰아도 한 달에 1백만원 벌기가 힘들 정도로 불황을 체감하고 있다. 서민들은 상상도 할 수 없는 규모의 비리의혹으로 살 맛이 나질 않는다. 이번 사태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여기고 경제를 살리는 데 뜻을 모아 매진했으면 한다.

▼李美賢(이미현·33·주부·서울 성북구 돈암동)씨〓정부는 정치인과 기업인의 잘못으로 소시민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사태를 빨리 해결하고 물가안정을 위해 노력해 주었으면 좋겠다. 구멍가게 주인도 『이런 불황은 처음』이라고 얘기한다.

〈홍성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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