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泰守(정태수)한보총회장 일가의 2천9백81억여원에 달하는 재산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처리될까.
현행법상 공무원의 수뢰를 제외한 여타 범죄로 인한 경제적 이익은 형(刑)이 확정되기 전에는 추징할 수 없기 때문에 정총회장일가의 재산 압류는 국세청이 맡게 된다.
검찰은 지난 94년과 95년 모두 4천3백27억원의 세금을 포탈한 한보와 정총회장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탈세혐의로 추가기소할 수 있으나 국세청은 이들의 기소여부와 관계없이 국세징수법에 따라 탈세액만큼의 재산을 압류할 수 있다.
따라서 국세청은 4천억원 상당의 재산을 압류할 수 있고 검찰이 차명계좌 등에 숨겨진 정씨의 다른 재산을 더 찾아낼 경우 세액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어서 정씨일가는 「알거지」 신세를 면치 못할 것 같다.
국세청의 압류가 시작되면 8백77억원에 달하는 정씨일가의 부동산은 관할 등기소에 압류등기되며 9억원 상당의 은행예금은 지불정지로 동결된다. 주식과 채권의 경우 현물로 압수되고 다이아반지 등 고가의 동산이 발견되면 보관조치되거나 「압류딱지」가 붙는다.
정씨일가가 은닉한 부동산 중 공시지가 67억원상당의 부분은 은행 등에 담보가 설정돼 있어 국세청과 은행 등이 이를 나누는데도 골머리를 앓게 될 전망이다.
〈신석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