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 재수사 스케치]「부자 동반구속」鄭씨가 4번째

  • 입력 1997년 3월 28일 19시 56분


[이호갑·신석호기자] 한보비리사건을 재수사중인 대검 중수부 沈在淪(심재륜)부장은 28일 鄭譜根(정보근)한보그룹 회장 구속방침을 밝힌 전날과는 달리 특별히 발표할 내용이 없다며 金相喜(김상희)수사기획관을 통해 수사상황을 설명하는 것으로 뉴스브리핑을 대체했다. ○…한보그룹 鄭泰守(정태수)총회장 일가의 재산압류조치와 정총회장의 3남 정보근회장의 구속이라는 재수사 첫 성과를 내놓은 검찰은 이날 아직 드러나지 않은 정총회장 일가의 재산추적과 한보대출비리의 실체 규명작업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 검찰은 전날까지 은행대출담당 실무자급을 주로 소환조사한 것과는 달리 이날 오전 지난 2월 은행감독원 특별검사 당시 문책 경고 주의 등을 받은 제일은행 朴錫台(박석태) 辛中鉉(신중현) 朴龍二(박용이)상무와 산업은행 전부산지점장 등 은행 임직원 8명을 줄줄이 소환. 검찰주변에서는 한보철강 초기대출과정에 대한 수사가 급진전되고 있으며 조만간 이들에 대한 사법처리가 있을 것이라는 성급한 관측이 대두. ○…심재륜 중수부장은 이날 오전 8시40분경 출근길에 『정보근회장에 대한 혐의중 뇌물제공도 포함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은 채 자신의 사무실로 직행. 한 검찰관계자는 『현재 중수2과가 중심이 돼 정총회장 일가의 재산과 비자금 추적작업을 벌이고 있다』며 『정회장에 대한 뇌물제공 혐의 적용여부는 좀더 조사해봐야 한다』고 설명. …정총회장에 이어 정회장이 구속됨으로써 정씨 부자(父子)는 단일사건으로 2대(代)가 「동반 구속」되는 네번째 사례를 기록. 지난 83년 영동개발 부도사건으로 구속돼 15년형과 8년형을 선고받은 ㈜영동개발 李福禮(이복례·79·여)회장과 아들 곽근배씨(57)가 「2대 동반구속」 1호. 지난 94년3월 덕산그룹 부도사건으로 구속된 鄭愛利施(정애리시·73)씨 朴誠燮(박성섭·49)회장 모자와 지난 95년7월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로 구속된 이준(74)회장 李漢祥(이한상·43)대표 부자는 각각 2호와 3호였던 것. ○…검찰이 정회장을 구속하고 전재산을 압류하기로 했다는 사실이 보도되자 정총회장의 변호인들은 서울구치소로 정총회장을 찾아가 대책을 논의하고 검찰의 발표내용을 분석하는 등 향후 대응책 마련을 위해 분주한 모습. 鄭泰柳(정태류)변호사는 27일 정총회장을 찾아가 검찰의 조치를 전달했으며 다른 변호인들도 이날중 대책회의를 연 뒤 정총회장을 만나 2차 공판 전략을 수정하는 등 구체적인 대책을 세울 계획. ○…김상희수사기획관은 28일 오후 기자들과 만나 『국세청 내무부와 함께 정총회장 일가의 재산을 추적하는 「정총회장 재산추적반」을 만들었다』며 『숨겨진 정씨 일가의 재산을 끝까지 추적할 것』이라고 다시 한번 수사의지를 과시. 김수사기획관은 또 일부언론에서 정총회장에 대해 4천억원 이상의 세금을 추징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의문을 제기하자 『이사실을 밝히기 2,3일전부터 국세청 내무부 등 관련기관과 이미 법적 문제에 대한 협의를 거쳤다』고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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