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철씨에 줄대던 사람들,『머리카락 보일라』꼭꼭 숨어

  • 입력 1997년 4월 3일 20시 05분


「호랑이는 지금 돌팔매를 맞고 있는데 호랑이의 힘을 빌려 권세를 누렸던 여우들은 모두 어디로 숨었는가」. 金賢哲(김현철)씨가 국정과 이권 개입 등 모든 비리의 「주범」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는 것과 관련, 현철씨의 지인(知人)들사이에 『현철씨를 통해 권력핵심부에 줄을 대려고 난리를 피웠던 사람들은 다 어디에 숨고 없느냐』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신한국당 공보비서관 출신인 김모씨(43·무역업)는 『많은 정 관 재계 인사들이 현철씨를 만나기 위해 줄을 섰던 게 사실』이라며 『지난 95년 베트남에 출장중이던 나에게 차관급 관리가 직접 국제전화를 걸어 「현철씨의 연락처를 아느냐」고 물어올 정도였다』고 말했다. 현철씨가 자신의 개인사무실을 구기동 광화문 서초동 등으로 자주 옮기고 호텔 전용 스위트룸을 이용했던 것도 「시도 때도 없이 몰려드는」청탁인들을 피하려는 목적이 더 컸다는 게 지인들의 주장. 현철씨의 측근이었던 한 인사는 『사무실을 옮기고 전화번호를 바꿔도 며칠후면 「귀신같이」 알아내 새벽부터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았다』며 『유명호텔 등 현철씨가 약속장소로 주로 이용하는 곳에 미리 와서 기다리고 있다가 우연히 만난 것처럼 현철씨에게 「얼굴도장」을 찍는 사람도 있었다』고 털어 놓았다. 현철씨의 재산관리인으로 알려지고 있는 ㈜심우 대표 朴泰重(박태중)씨의 경우 『인사청탁 등 온갖 민원때문에 너무 힘들다. 중간에서 차단막구실을 해달라』는 현철씨의 부탁때문에 대선후에도 현철씨의 측근으로 남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박씨 또한 「현철씨에게 줄을 대려는」인사들의 로비대상이 됐다. 여당의 한 국회의원 보좌관(41)은 『지역구 국회의원과 박태중씨가 우연히 같은 비행기를 타고 지방에 간 적이 있었다』며 『국회의원보다 박씨를 마중나온 기관장이 두배는 더 되는 걸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 보좌관은 『최근 사태의 근본적인 책임은 처신을 똑바로 못한 현철씨에게 있으나 「현철씨와 친하다. 만나게 해 주겠다」며 현철씨를 팔아 「떡고물」을 챙긴 사람들에 대해서도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형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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