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중씨 재산]1년새 80억대 불려…자기 돈일까?

  • 입력 1997년 4월 3일 20시 06분


金賢哲(김현철)씨의 최측근인 ㈜심우 대표 朴泰重(박태중)씨의 비리를 캐기 위한 검찰수사가 물밑에서 심도있게 진행되고 있다. 검찰은 그동안 박씨 등의 계좌추적을 통해 최소한 겉으로 드러난 박씨의 재산과 사업자금 등의 전체적인 윤곽을 어느정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이처럼 박씨의 재산과 사업자금 형성과정에 혐의를 두고 있는 것은 지난 93년 이전에는 빈털터리나 마찬가지였던 박씨가 93년 이후 1년 사이에 80억원에 이르는 재산을 모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박씨가 현철씨의 재산과 정치활동자금을 관리하는 「재산관리인」일 가능성이 크다는 의혹이 줄기차게 제기돼 왔다. 93년 이전 박씨의 재산은 경기 성남시의 17평짜리 아파트 한채(시가 6천만원 상당)가 전부였다. 그러나 지난 93년초부터 박씨의 재산은 불어나기 시작, 93년말에는 부동산과 예금을 합쳐 80억원대가 됐다. 1년만에 3개 회사를 설립하고 30억원대의 부동산을 사들였으며 11억원짜리 주식을 매입하고 30억원에 달하는 현금을 갖게 된 것. 박씨는 현재 공시지가 20억원짜리 아사도 건물(서울 강남구 역삼동)과 12억원짜리 카사두손빌라(서울 강남구 청담1동)는 상속받았으며 나머지는 어머니와 가족 등으로부터 증여받은 현금 40억원으로 취득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박씨는 또 94년 8월에는 청담1동 에메랄드 호텔을 효산그룹으로부터 인수하기 위해 17억여원의 계약금까지 지불했으나 말썽이 일자 뒤늦게 해약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심우의 위장계열사로 알려진 우보전자 우보공영 우보스페이스와 모재벌회사와 공동으로 설립한 음식체인점 블루노트코리아를 포함할 경우 박씨의 재산은 1백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주변사람들은 보고 있다. 이 때문에 박씨 재산에 92년 대선 당시 金泳三(김영삼)후보의 쓰고 남은 대선자금 일부가 흘러들어갔을 것이라는 의혹이 여전히 남아있다. 검찰은 그동안 은행감독원의 협조로 박씨와 박씨 가족 및 측근 등의 금융계좌를 조사한 결과 시중은행 4개 계좌에서 93년 1∼3월 사이에 1백32억원이 인출된 사실을 밝혀냈다. 93년9월부터 95년까지 한국이동통신 코오롱그룹 등 6개 기업체가 61억원을 입금한 사실도 밝혀졌다. 박씨는 이에 대해 모두 합법적인 근거가 있는 입출금이라고 해명했지만 검찰은 이동통신 사업자선정이나 이권개입 대가일 수도 있다고 보고 계속 조사하는 한편 비자금계좌가 있는지를 추적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한보사건 수사의 최대 관건인 현철씨의 형사처벌은 박씨의 비리를 캐낸 뒤 현철씨와의 연결고리를 찾아야 가능하다』며 『박씨의 계좌추적은 검찰의 마지막 승부수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양기대·하종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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