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중씨 수사]가족-측근명의 계좌 입금액 추적

  • 입력 1997년 4월 4일 12시 16분


검찰이 金賢哲씨의 재산관리인으로 알려진 朴泰重씨의 측근 白昌鉉씨등 朴씨와 朴씨 가족 및 주변인물 명의 계좌에 입금한 관계자들을 소환 조사키로 함에 따라 朴씨의 재산형성 과정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검찰주변에서는 92년 대선당시 나라사랑운동본부 총부부장을 지냈고 朴씨소유의 ㈜심우 이사로 이 회사의 자금관리 역할을 맡았던 것으로 알려진 白씨의 소환을 앞두고 대선자금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시작된 것 아니냐는 성급한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그러나 白씨의 소환조사만으로 대선자금 수사가 시작됐다고 보는 것은 무리라는 것이 지배적인 분석이다. 검찰 스스로도 이번 수사의 핵심은 賢哲씨등 한보 특혜대출 배후를 규명하는 것이기 때문에 대선자금 수사는 수사의 본질과 동떨어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또 대선자금 수사를 할 경우 수사의 형평성을 고려한다면 여당뿐만 아니라 야당도 수사대상에 포함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지난 1차 수사로 수사중인 중수부장 교체라는 오욕을 당한 검찰의 정치권에 대한 보복성 수사로 비쳐질 수도 있어 검찰 스스로 대선자금 수사에 신중을 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현직 대통령의 대선자금 수사가 자칫하면 헌정중단이라는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도 검찰 수사의 애로로 작용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朴씨에 대한 수사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정치자금 수사여부를 밝히기는 어렵지만 검찰이 국가기관이기 때문에 전반적인 국가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朴씨 자신도 "대선 당시 쓰고 남은 자금이 혹시 있더라도 큰 돈은 아니고 사용하지도 않았다"고 해명하고 있다. 검찰은 이에따라 朴씨가 대선 이후 재산이 급격히 불게 된 배경을 조사,이 자금이 賢哲씨의 정치자금인지 여부및 賢哲씨를 등에 업고 각종 이권에 개입해 금품을 수수했는지 여부등을 가리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朴씨는 지난 93년 문민 정부 출범 이전 경기도 성남시의 17평 아파트(시가 6천만원상당)를 소유했었으나 문민정부 출범후인 93년 2월27일 ㈜심우 설립(자본금 1억원)을 시작으로 아사도 건물 인수(20억원 상당), 카사두손빌라 인수(12억원상당),심우의 위장 계열사로 알려진 우보전자 우보공영 설립등을 통해 70억원의 자금을 운용한 것으로 드러나 재산증식 과정에 의혹을 받고 있다. 또 대선 직후인 93년 1월부터 3월사이 朴씨와 어머니 및 주변인물 명의 계좌에서 1백32억원이 인출됐고 93년부터 95년 사이 코오롱과 한통엔지니어링등 6개업체가 朴씨와 가족 및 주변인물 명의 계좌에 60여억원을 입금한 사실이 드러나 이권 개입의 대가로 돈을 받은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朴씨는 자신의 재산증식 과정에 대해 아사도건물과 카사두손빌라는 계부인 윤모씨로부터 증여받았고 어머니와 가족들부터 현금받은 40여억원을 이용했다고 해명하고 있다. 코오롱,한통엔지니어링 등의 관련 업체도 합작사업 투자자금 건물 임대 보증금반환등 정상적인 거래에 따른 입금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검찰은 이에따라 우선 朴씨의 주변인물 및 朴씨와 거래를 가졌던 인물들을 소환해 朴씨와의 거래 경위등을 조사하는 한편 궁극적으로는 朴씨의 재산 형성의혹과 관련, 朴씨의 가족들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관련, 朴씨는 자신을 둘러싼 비리 의혹에 대해 자신감있는 태도를 보이는 반면, 가족들이 통상적인 관행에 따라 증여세를 내지 않은 부분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朴씨 주변 인물 조사와 함께 朴씨 관련 계좌에 대한 계좌추적 작업을 통해 朴씨의 비리와 그와 賢哲씨간의 연결고리를 캐낸다는 방침이어서 향후 수사 성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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