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방한중인 캐서린 버티니 세계식량계획(WFP)사무국장이 WFP의 대북(對北)식량지원 계획에 대한 한국정부의 추가지원을 요청해옴에 따라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4일 알려졌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정부는 WFP의 요청에 따라 추가지원 문제를 긍정적으로 검토키로 했다』며 『구체적인 지원규모와 방법 등은 내부논의와 美日(미일)과의 협의를 거쳐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이에 앞서 지난 2월 WFP에 6백만달러를 내겠다고 발표한바 있다.
버티니 국장은 이날 한국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최근 북한실상과 관련, 『현재 북한내 탁아소에 있는 6세이하 아동 2백60만명중 4분의1이 영양실조 초기상태』라며 『이들은 대개 머리카락이 빠져 머리색이 오렌지색으로 변했으며 대부분 김치 감자 나뭇잎 등을 먹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방북당시 북한관리들과 접견한 결과 『이들은 식량재고량이 4월말이면 바닥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쌀 이외에 옥수수 등 곡물을 요청하고 있다』면서 『약속된 식량이 북한에 제때 도착하지 않을 경우 올 여름에는 대규모 아사(餓死)사태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버티니 국장은 『방북때 만난 북한의 孔鎭泰(공진태)부총리와 崔宇鎭(최우진)외교부 부부장 등이 식량사정이 매우 어려운 만큼 5월초로 예정된 WFP의 식량지원을 이달중으로 앞당겨 달라고 요청했다』고 한국정부의 고위당국자들에게 전했다.
그는 또 북한에 필요한 2백30만t의 식량은 북한이 구상무역을 통해 1백만t을 조달하고 WFP가 20만t, 세계각국의 비정부기구(NGO)에서 1백10만t을 충당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WFP가 지난 2월 발표한 10만t규모의 대북 식량지원계획외에 추가로 10만t규모의 곡물을 북한에 긴급지원하는 계획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철·정연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