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중수부는 9일 한보그룹 鄭泰守(정태수)총회장과 金鍾國(김종국) 前재정본부장의 청문회 증언을 통해 「鄭泰守리스트」의 실체가 조금씩 드러남에 따라 鄭·金씨 증언의 진위파악에 나서는 한편 정치권 소환대상자를 분류하고 소환 시기 및 조사방법을 검토하는 등 본격적인 정치권수사 준비에 착수했다.
○…沈在淪(심재륜) 중수부장은 이날 『어제밤 鄭총회장을 재소환, 광범위한 조사를 벌였다』면서 『구속수감중인 피고인은 청문회 도중이라도 수시로 불러 재조사할 방침』이라고 말해 조만간 金전본부장도 재소환 조사할 것임을 시사. 검찰주변에서는 鄭씨가 청문회 증언 다음날 곧바로 검찰에 다시 불려와 조사받은 것은 청문회에서 일부 여·야 중진 의원들에 대한 정치자금 제공사실을 간접시인함에 따라 사실확인 필요성이 대두됐기 때문이라는 관측.
○…검찰은 鄭총회장이 지난 7일 청문회에서 『(내가) 정치인에게 돈을 주면 모두 죄가 된다』고 증언한 배경 파악에 골몰하는 모습. 한 수사관계자는 『鄭총회장의 발언이 구체적인 청탁의 대가로 돈을 줬기 때문에 뇌물에 해당한다는 뜻인지, 단지 돈을 준다는 것 자체가 떳떳지 못한 행위이기 때문에 죄가 된다는 단선적 인식에서 비롯된 것인지 증언의 진위를 면밀히 파악하고 있다』고 언급. 특히 검찰은 鄭총회장의 발언이 정치인에 제공한 돈의 뇌물성을 함축하고 있다면 정치권수사에 대한 당초 검찰입장과 사법처리 수위를 완전히 뒤바꿔놓을 수 있다고 판단, 바짝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
○…검찰은 지난 7,8일 鄭·金씨에 대한 청문회가 열린 이틀간은 증언을 일일이 모니터링하는 등 발언추이에 신경을 쓰느라 수사가 다소 소강상태를 보였으나 9일부터 李喆洙(이철수) 前제일은행장등 은행장들에 대한 청문회 일정이 시작되자 다시 수사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 金相喜(김상희)수사기획관과 수사실무진들은 이날 오전 장시간 회의를 통해 그간의 수사상황을 재점검하는 등 부산하게 움직였으며 朴相吉(박상길) 중수1과장등 공판준비팀은 내주초 한보사건 3차공판까지 준비하느라 눈코뜰새 없이 바쁜 분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