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시내버스개혁 종합대책을 내놓았다. 그동안 불합리하게 운영되어온 버스노선을 시민편의 위주로 개편하고 꼭 필요한 노선이면서도 수익성이 낮은 곳은 공영버스를 운행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두가지 다 새로운 얘기는 아니지만 서울시가 뒤늦게나마 버스문제의 심각성을 깨달은 것 같아 다행이다. 그러나 개혁의 성패는 정책방향이 아니라 실천의지에 달렸다.
버스노선 개편만 하더라도 합리적인 조정의 필요성이 여러차례 제기되었다. 그러나 아직도 불필요하게 도심을 통과하는 노선이 1백97개나 되고 50㎞ 이상인 장거리 굴곡노선도 1백개에 이르고 있다. 인가된 노선을 무시하고 멋대로 달리는 불법운행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정시성(定時性) 신속성 수송효율 서비스 등의 숱한 문제점이 주로 여기에서 비롯되고 있다. 해마다 버스 노사(勞使)양측이 파업위협을 통해 요금인상을 관철해 온 것도 불합리한 노선조정에 따른 적자노선을 볼모로 하고 있다.
버스노선 전면 개편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이를 고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업체간 이해관계가 워낙 첨예하게 대립되어 있기 때문이지만 시민편의와 수송효율 제고가 최우선이어야 함은 말할 것도 없다. 무엇보다 먼저 장거리 굴곡노선을 과감하게 바로잡아야 한다. 시내버스노선을 간선과 지선기능으로 나누고 그에 따른 요금체계를 다시 조정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버스노선 개편은 발로 뛰는 현장 실사(實査)를 통해 시민의 이용수요, 지하철과 버스, 간선버스와 지선버스간의 연계 등을 면밀히 검토해 합리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탁상행정으로 시행착오를 되풀이해서는 안되며 무엇보다 공정성과 투명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일부노선의 공영버스 운행은 불가피한 측면이 없지 않다. 문제는 어떻게 경영효율을 확보하느냐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