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鄭泰守(정태수)리스트」 조사가 시작된 11일 정치권은 긴박한 움직임을 보였다.
하루(10일)전 「정치인 조사에 정치적 배려없다」고 호언하던 청와대측은 신한국당내에서도 「정치적 음모설」을 거론하며 야권과 보조를 함께하는 목소리가 제기되자 뜻밖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또 여야 정치권은 불만 당황 긴장 노심초사 등 갖가지 정서가 난마처럼 뒤엉키는 착잡한 분위기였다.
○…청와대측은 검찰의 정치인 소환조사착수를 계기로 정치권에서 「음모론」이 제기되는 등 예기치 못한 파장이 일자 당혹해하는 분위기였다.
한 고위관계자는 이날 『소환대상 정치인들은 참고인』이라며 『이번 조사는 사법처리에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국회윤리위에 넘길 사람과 혐의가 없는 사람을 가려내기 위한 것』이라며 진화에 적극 나섰다.
다른 고위관계자도 『국회청문회와 언론 등에서 정치인들의 이름이 계속 나오기 때문에 「은폐축소 의혹」을 피하기 위한 궁여지책』이라고 말하는 등 10일의 「정공법」 분위기와는 판이하게 다른 반응을 보였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검찰의 「명예회복 의지」로 인해 정치인 소환조사가 자칫 엉뚱한 파문을 불러오지 않을까 내심 우려하는 모습이다.
○…신한국당은 이날 李會昌(이회창)대표 주재의 당직자회의가 끝난 뒤 『정치인은 명예가 생명이므로 사실여부가 규명될 때까지는 「정태수리스트」에 오른 사람 중 누구도 명예가 실추되는 일이 없도록 검찰이 최선을 다해달라』는 공식입장을 발표했다.
李允盛(이윤성)대변인은 『검찰의 이번 조사가 「정태수리스트」로 거명된 인사들이 국민앞에 소명하는 기회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민회의는 이날 오전 趙世衡(조세형)총재대행주재로 긴급간부회의를 열고 대응책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무엇보다 검찰수사의 배경에 한보청문회와 金賢哲(김현철)씨 비리의혹을 희석시키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게 아니냐는 강한 의구심이 제기됐다.
朴仙淑(박선숙)부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김현철씨의 핵심측근인 朴泰重(박태중) 白昌鉉(백창현)씨 등이 증거를 인멸하고 있는데도 검찰은 속수무책』이라며 「한보몸통」에 대한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재촉구했다.
○…자민련은 이날 검찰에 소환된 金龍煥(김용환)총장을 비롯, 金顯煜(김현욱)의원 沈大平(심대평)충남지사 등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당소속 인사들에 대해 사실여부를 확인하는 등 대책에 부심하는 모습이었다.
〈이동관·최영묵·김창혁·이철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