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철씨 자금관리인 이성호씨 거액 해외밀반출 시도

  • 입력 1997년 4월 13일 09시 12분


金賢哲(김현철)씨의 실질적인 자금관리자로 지목받고 있는 李晟豪(이성호·35)전대호건설 사장이 거액의 재산을 해외로 빼돌리려 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씨의 한 측근은 12일 본사 취재진에 『이씨가 대호건설을 수산중공업에 매각한 뒤 95년말부터 재산을 해외로 빼돌리기 위해 해외지사가 있는 몇몇 대기업들을 찾아 다녔다』며 『이씨는 대기업 해외지사를 통해 달러를 현지에서 받고 그에 대한 현금결제를 국내에서 하는 방법으로 재산 밀반출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씨는 94년경부터 「현정권의 임기가 끝나기 전에 기업과 재산을 정리해야겠다」는 말을 해왔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국내 대기업의 자금담당 관계자는 『이씨가 지난해 갑자기 찾아와 「미국 현지법인을 통해 현지에서 달러를 건네주면 국내에서 달러환율을 1.5배로 계산해 원화로 결제해 주겠다」는 제의를 해왔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씨가 요구한 금액은 일반인이 생각하기 어려운 엄청난 금액이었다』며 『이씨의 제의가 기업윤리상 있을 수 없는 일이어서 회사 고위층에서 응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씨가 다른 기업에도 비슷한 제의를 한 것으로 알고 있으며 「일」이 일부 이루어졌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씨가 제의한 방법은 부유층이 재산을 해외로 도피시키거나 유학생 자녀에게 한도를 초과해 송금할 때 사용하는 전형적인 수법』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씨는 지난해 2월부터 12월까지 모두 8차례에 걸쳐 홍콩과 미국 등으로 출국해 4∼32일씩 머물다 귀국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씨는 친지명의로 매입한 경기 광주 C골프장의 착공승인이 난 지난해 12월 미국에서 귀국, 약 2개월 동안 머물다 한보사건 수사가 진행중이던 지난 2월 4일 다시 출국했다. 본사 취재진은 이에 대한 이씨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국내에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씨의 동생과 접촉을 시도했으나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수형·공종식·조원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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