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5호선 마포∼여의나루역을 한강밑으로 연결하는 한강하저터널을 뚫기 위해 임시로 만들었던 인공섬 철거가 이달말 마무리된다.
지난 93년 초 가로 세로 각각 44m, 6백평 크기로 마포대교 옆에 설치된 후 4년여만에 자취를 감추는 셈이다.
인공섬의 운명은 기구하다. 당초 인공섬은 계획에 없었다. 지난 90년 착공된 하저터널구간은 당초 계획대로라면 본터널 옆에 보조터널을 만들어 굴착하게 돼 있었다. 그러나 이 구간은 암반이 취약해 보조터널을 뚫을 경우 시간이 배로 걸린다는 점을 고려해 착공 3년만에 인공섬 설치로 방향이 바뀌었다.
공사가 끝날 무렵 인공섬 처리에 대한 논의가 있었고 『인공섬을 한강변의 명물로 남기자』는 결론이 내려지는 듯했다.
그러나 올해초 인공섬에 사형선고가 내려졌다. 마포대교 정기점검 결과 인공섬에 부딪혀 생겨나는 소용돌이가 교각에 큰 손상을 입힌다는 안전진단 결과가 나와 인공섬을 없애기로 최종 결론이 난 것.
한강가운데 덩그러니 놓여있어 유지관리가 어렵다는 점도 철거주장 논리의 하나였다.
〈하태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