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적으로 정권을 장악하려는 세력에 맞서 민주주의와 헌법을 수호하기 위해 일어선 시민들의 교도소 공격행위를 막는 과정에서 계엄군이 이들에게 총격을 가했다면 이는 내란목적 살인에 해당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이는 「선량한 정부」 또는 「합법적인 정부」라도 당연히 취했을 조치에 해당하므로 내란목적 살인에 해당되지 않는다.
비록 시민들에 대한 총격이 불법적인 정권을 장악하려는 세력의 지시에 의해 이뤄졌더라도 교도소같은 주요 국가보안시설을 방어하기 위한 행위는 정당한 행위에 해당한다는 것이 대법원이 지난 17일 12.12 및 5.18사건 상고심공판에서 내린 판결이다.
교도소 습격에 대한 검찰의 수사기록을 보면 당시 계엄군은 80년 5월21일부터 23일까지 교도소에 주둔하면서 다섯차례의 공격을 받은 것으로 되어 있다.
두차례의 교전과정에서 사망한 시민군은 3명.
검찰은 당시 교도소를 공격하려는 시위군중이 단지 6명에 불과했던 점과 당시 광주교도소를 방어하고 있던 계엄군이 1천여명이나 됐던 점으로 미뤄볼 때 시위대의 행위는 교도소 공격이 아니라 단순한 교도소 앞 시위에 불과했다는 것.
이에 대해 피고인과 변호인들은 △광주교도소가 간첩을 포함한 2천7백여명의 재소자를 수용하고 있었던 점 △당시 차량들이 기관총을 탑재한 채 교도소 정문을 향해 총격을 가하며 접근했다는 점 등을 들어 정당방위라고 주장해왔다.
대법원은 이번 판결을 통해 『어떠한 경우라도 주요 국가보안시설에 대한 공격은 불법행위』임을 강조한 셈이다.
〈김재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