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짱구를 말릴까 말까」.
백화점에서 엄마의 치마를 들추며 숨바꼭질을 하겠다고 「위협」, 원하던 자전거를 사고마는 다섯살배기 유치원생 짱구.
외출하는 엄마에게 『한눈팔지 마세요』라고 정중하게 충고하는 짱구의 심술과 재치는 「동방예의지국」에서 말려야 할 수준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재미있는데 어떡하나….
초등학생들이 너나할 것 없이 이 만화를 보곤 깔깔 넘어가고 「순수한」 어른들까지 짱구에게 빠져드는데 말이다.
최근 성인만화와 어린이만화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사회적 관심을 모았던 일본만화 「신짱구는 못말려」가 다음주에 비디오로 출시될 예정이어서 짱구의 팬은 물론 비판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재 시중에 나와있는 극장용 장편만화 비디오 「짱구는 못말려」와 달리 이번 출시작은 일본과 동남아 등지에서 안방극장을 통해 소개됐던 TV시리즈물이다.
부모와 어린자녀들이 함께 웃고 즐길만한 내용을 앞세우고 있으며 등급도 연소자관람가를 얻은 작품. 그러나 「짱구」의 조숙한 「성(性)적 눈높이」가 요소요소에 번뜩이고 있음은 물론이다.
코끼리춤이 그 일례. 「고추」 주위에 그림을 그려 코끼리 모양을 만들어 놓고 두 손을 허리춤에 대고 씩씩한 자세를 취한 다음 『코끼리 아저씨는 코가 손이래. 과자를 주면은…』라고 힘껏 외치며 코끼리춤을 춰댄다. 기겁하는 엄마. 그러나 짱구는 짱구다. 「즐겁게 춤을 추며 애교를 부리는데 왜 그러실까」하는 표정을 지어보이며 능청스럽게 엄마를 「달래려」든다.
그런데 엄마와 초등학생 딸이 함께 본 경우 똑같이 폭소를 터뜨리긴 하지만 웃는 대목과 이유는 차이가 난다는게 일반적 만화 독후감.
자연히 짱구의 「성적 위협」에 어린이들이 행여 피해를 볼까 하는 고민을 심각히 할 필요는 없을 듯 싶다. 다만 가옥구조와 식생활 습관 등에서 그리 심하진 않지만 간간이 풍겨나오는 왜색풍 탓에 친근감이 덜한 것은 아쉬운 점이다.
24일과 30일경 각기 두편씩 드림박스에서 출시될 이 비디오는 각 편당 7개씩 총 28개의 에피소드를 담고 있다. 「짱구 신드롬」이 또 한차례 불게 될지 주목된다.
〈김경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