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그룹 鄭泰守(정태수)총회장이 지난 15일부터 서울대병원에 장기입원하고 있어 검찰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검찰은 한보에서 돈을 받은 정치인과 고위공직자 등의 조사를 위해서는 정총회장에 대한 조사가 반드시 필요한 실정이다.
그러나 가슴통증과 안면마비 증세로 입원한 정총회장이 최근 실어증세까지 보이고 있어 병원 방문조사도 못하고 있다.
검찰관계자는 『한보사건 1차 수사 때 정총회장이 한보비리와 관련된 고위공직자 명단을 말하려고 한 적이 있다』면서 『정총회장을 다시 불러 이 부분을 집중 조사하려고 했으나 입원하는 바람에 수사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말했다.
정총회장 담당의사인 서울대병원 盧宰圭(노재규)신경과장은 『정총회장은 현재 말은 알아듣지만 「으」하는 단발음마저도 하지 않고 있다』며 『신경과검사결과 정총회장의 실어증 상태를 명확히 규정하기 힘들어 히스테리로 인한 신체장애 등 정확한 원인에 대해 계속 진찰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총회장이 정신적 장애로 실어증 증세를 보일 수도 있지만 특정한 목적을 위해 일부러 말을 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는 설명이다.
정총회장이 1차수사 당시 검찰이 수사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 신한국당 金德龍(김덕룡) 국민회의 金相賢(김상현) 자민련 金龍煥(김용환)의원 등 여야중진의원의 금품수수에 대해 진술했지만 재수사 이후 이들 의원이 검찰에 불려오자 충격을 받고 말을 잃었을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수서비리와 盧泰愚(노태우)비자금사건 등 주요 고비마다 정총회장이 「수감중 병원행」을 기록한 사실을 감안할 때 침묵을 위장하고 있을 수도 있다고 검찰관계자는 말했다.
〈김재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