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식씨 「국회모독」처벌 관심…與의원들『그만둘수 없다』

  • 입력 1997년 4월 22일 20시 08분


지난 21일 한보청문회에서 거침없는 답변과 오만불손한 태도로 「청문회의 돈키호테」라는 평가를 받은 朴慶植(박경식)G남성클리닉원장은 국회모독죄로 처벌될 것인가. 신한국당 朴柱千(박주천)의원은 22일 청문회가 열리자마자 분을 참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 박씨를 국회모독죄로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씨는 21일 박의원이 『잘 나가는 사람에게 붙었다가 배반한 게 아니냐』고 묻자 『의원님은 나라를 위해 한 게 뭐가 있느냐』고 버럭 화를 냈다. 뿐만 아니라 여당의원들이 답변태도를 나무라며 반말로 제지하자 박씨는 『반말하지 마세요. 나는 국민을 대표해서 나왔어요』 『나는 증인이지 죄인이 아닙니다』라고 쏘아붙였다. 여당의원들이 전례없이 강경한 태도로 국회모독죄를 들고 나온 것은 박씨로부터 수모를 당하는 모습이 TV로 생중계됐기 때문. 이에 따라 국회 한보사건 국정조사특위는 속기록이 나오는 대로 박씨의 증언내용을 분석, 박씨의 고발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박씨는 국회증언감정법 13조의 국회모독죄에 해당할 경우 5년이하의 징역형을 받게 된다. 여당의원들은 한결같이 박씨의 증언태도를 문제삼아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속시원하다』 『잘했다』는 여론도 적지않아 부담을 느끼고 있다. 특히 상대적으로 피해가 덜한 야당의원들은 박씨의 고발문제에 대해 다소 시큰둥한 태도를 취했다. 한 야당의원은 『박씨의 증언태도가 오만불손한 것은 사실이지만 고발까지 해야겠느냐』고 반문했다. 재야법조계에서도 박씨의 증언태도가 국회모독죄에 해당하는지를 놓고 의견이 엇갈린다. 그러나 李石淵(이석연)변호사는 『박씨는 자신이 알고 있는 진실을 모두 털어놓지 않고 청문회장을 「자기과시의 장」으로 이용했다』면서 『특위는 앞으로 나올 증인들이 박씨와 같은 방자한 태도를 취하지 않도록 최소한 고발은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특위가 정치권을 혐오하는 국민감정과 여당의원들의 불만 사이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최영훈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