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식씨 증언 시민반응]

  • 입력 1997년 4월 24일 08시 51분


▼ 거침없는 태도에 속이 후련 오랜만에 속이 시원한 청문회였다. 일부에선 증인 박경식씨의 태도가 당당함을 넘어 건방졌다고 하지만 그의 답변내용을 비난하기 보다는 거침없이 털어놓은 그의 용기를 높이 평가해야 할 것이다. 뿐만아니라 그는 지금까지 불려나온 증인들과는 엄연히 다른 입장이다. 그는 우리 나라의 정국과 경제에 해악을 끼친 죄인들에 대해 증언하기 위해 나온 사람이다. 그는 썩은 정치판의 정치인도 아니고 돈에 눈먼 재벌도 아닌 일반 국민의 한 사람이다. 그의 증언을 듣기 전에는 언론의 보도를 통해 비열한 인간쯤으로 치부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의 증언태도를 보고 결코 비열한 사람이 아닌 용감한 시민이라고 재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일부 여당의원들이 마치 그를 중죄인 취급한 것은 무슨 행태인지 모르겠다. 지금까지의 청문회는 끼리끼리 편들고 헐뜯는 장면의 연속이었다. 한없이 낮은 자세로 머리를 조아리기도 하고 만만하다 싶은 증인에게는 호통을 치듯 하는 꼴은 그야말로 가관이었다. 그 짧은 시간에도 반복되는 내용만 확인하고 있는가 하면 전혀 필요치도 않은 헛소리만 하는 의원들도 있었다. 그러면서도 시간이 짧으니 어쩌니 하면서 얼버무려 코웃음이 나올 지경이었다. 나라일을 맡기기 위해 그런 사람들을 뽑아놓은 국민으로서 그자리에 나가 의원들을 호통쳐주고 싶은 심정이었다. 이영희(광주 광산구 신창동) ▼ 오만 불손한 모습 왜 칭찬하나 요즘 한보특위 청문회 TV중계를 보면서 서글픔을 느끼는 한편 우리가 지금 정치적 경제적 위기를 맞이한 근원을 짐작할 듯 하다. 도대체 어떻게 해서 대통령 주위에 그렇게 형편없는 사람이 자리를 잡을 수 있게 놓아 두었는지 정말 한심하다. 박경식씨의 당당한(?) 모습을 보면서 박수를 치는 사람이 있다는 신문 기사를 읽고 더욱 당황했다. 그 태도는 당당함이 아니라 오만 불손이며 일부 잘못 교육시킨 버릇없는 자식들의 표본이라고도 할수 있다. 상대의 약점 캐기에만 열중하는 어리석은 사람들에게는 박씨의 태도가 당당하고 시원해 보였는지 모르지만 그 얼굴에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권력 주변에 접근, 그 권력을 악용하려는 브로커의 모습이 역력했다. 양식을 갖고 열심히 일하며 살아가는 대다수 사람들보다 그런 부류의 사람이 칭찬을 받는다면 우리의 앞날은 참담할 뿐이다. 우리 정치인들과 관료들의 주변에 그따위 인간들이 발을 붙이고 있는 한 우리의 장래는 없다. 우리는 원래 예의바르고 인정많고 의롭고 창의적이며 부지런한 국민이다. 이런 사람이 존경받는 사회 그리고 우리의 후배들이 그런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는 사회가 돼야만 우리의 앞날이 밝다. 박경식씨와 같이 입만 살아있는 버릇없고 오만 불손한 사람들이 스타로 대접받는 일이 있어서는 결코 안되겠다. 최안길(경기 양주군 장흥면) ▼ 의원들 상식이하 질문이 더 문제 요즘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국회의 한보 청문회를 보면서 국회의원들의 자질을 새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그동안 파행적인 국회의 겉모습을 보면서 실망한지는 오래지만 혹시나 하고 기대를 가졌던 이번 청문회에서도 변함없이 구태의연한 태도를 보여 짜증스럽다. 국회의원들은 증인들이 기대했던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반말을 하거나 큰소리로 호통을 치기가 일쑤다. 그런가 하면 증인들의 대답도중에 말을 가로막고 다른 질문을 하는 등 상식 이하의 모습을 보여 실망스러웠다. 심지어는 국회의원들끼리 서로 「떠들지 말라」느니, 「가만좀 있지 못하겠느냐」느니 하면서 사적인 감정을 노출시켜 소란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한다. 분위기를 가라앉히려는 진행자의 말을 전혀 듣지도 않는다. 국민들이 보기에는 증인들의 죄를 캐내고 다그치기 이전에 우선 국회의원들의 자질부터 기른 후에 청문회에 임하는 것이 옳지 않은가 생각한다. 오죽하면 증인으로 나왔던 사람의 입에서 『국회의원들 시시해서 상대 못하겠다』는 말까지 나왔겠는가. 그렇지 않아도 우리나라 국회의원들의 숫자가 선진국에 비해 지나치게 많다는 보도다. 그 많은 의원들에게 세비를 주기 위해 우리 국민은 뼈빠지게 일해 세금을 내고있다. 국회의원들은 제발 더이상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이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김미현(서울 노원구 상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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