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28일 金賢哲(김현철)씨의 측근 심우 대표 朴泰重(박태중)씨를 소환함으로써 현철씨와 그의 측근들에 대한 형사처벌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검찰은 지난달 21일 재수사에 착수한 이후 박씨 주변인물들에 대한 조사와 박씨 및 박씨 가족 명의의 금융계좌 1백30여개의 입출금 내용을 추적, 박씨가 각종 이권에 개입한 대가로 뭉칫돈을 받아 이중 수억원을 현철씨에게 전달한 혐의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따라서 박씨를 당장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 혐의로 구속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박씨의 소환이 박씨를 구속하기 위한 것만은 아니다. 검찰은 오히려 박씨를 통한 이권개입 등 현철씨의 비리를 찾아내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
검찰관계자는 이와 관련, 『현철씨 비리의혹에 대한 수사는 현철씨가 비리피라미드의 정점에 있다고 가정할 때 박씨는 피라미드의 중간부분에 서있다고 보면 된다』고 밝혀 박씨의 소환이 현철씨의 형사처벌을 위한 징검다리임을 명확히 했다.
박씨를 상대로 집중조사할 부분은 크게 세가지다.
먼저 지역민방과 케이블TV, 개인휴대통신(PCS), 고속도로 휴게소 등 각종 이권과 관련된 사업자선정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돈을 받았는지 여부.
검찰은 이미 광주 대전의 민방사업자 선정과정에서 박씨가 L,S건설 등에서 6억원을 받아 3억원을 돌려준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박씨가 돈을 받고 이권에 개입했다가 청탁건이 성사되지 않자 돈을 일부 돌려준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또 코오롱 李雄烈(이웅렬)회장이 외식전문체인점인 블루노트 코리아의 설립자금 명목으로 박씨에게 건넨 2억원의 실제 성격도 조사할 방침이다.
박씨에 대한 검찰의 또다른 수사초점은 1백억원대에 달하는 재산형성 경위.
지난 93년 이전 6천만원짜리 아파트 한가구만을 소유했던 박씨가 93년 이후 심우 등 3개 회사를 설립하고 시가 30억원대의 건물을 사들이는 등 1년새 80억원대의 재산을 모았다.
마지막으로 박씨 및 박씨 가족의 계좌에서 93년1월부터 3월까지 2개월 사이 1백32억원이 출금되는 등 2백50억원에 달하는 입출금 내용과 사용처도 규명돼야할 부분이다.
검찰은 박씨가 92년 대선당시 金泳三(김영삼)후보의 사조직 나라사랑실천운동본부(나사본)의 총괄사무국장을 지냈던 점으로 미뤄 박씨가 대선자금중 남은 일부를 관리하면서 수시로 빼내 현철씨의 활동자금으로 사용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현철씨의 「방패막이」를 자처하는 박씨와 박씨의 「아킬레스건」을 찾아내 현철씨를 공략하려는 검찰간의 한판싸움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하종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