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한보사건 4차 공판이 열린 서울지법 417호 대법정은 한보사건의 주역인 한보그룹 鄭泰守(정태수)총회장과 鄭譜根(정보근)회장 부자가 함께 출정해 높은 관심이 예상됐으나 피고인 가족과 회사 임직원들을 제외한 일반 방청객들이 거의 없어 썰렁한 모습.
安鍾澤(안종택 대검 중수2과장)검사는 증인으로 나온 李龍男(이용남)전 ㈜한보 사장이 「지난해 국정감사 기간중 국민회의 의원을 만나 한보관련 질의를 빼달라고 한 일이 있느냐」는 질문에 『회사 사정을 설명했다』 『협조를 부탁했다』며 계속 딴소리를 하자 『여기는 청문회장이 아니다. 사실을 말해야 하지 않느냐』며 호통.
그러나 이전사장은 『제 말씀 좀 들어보시죠』라며 계속해서 장광설을 늘어 놓다가 재판장의 제지를 받기도.
○…안검사는 이날 權魯甲(권노갑)피고인측 증인으로 나온 국민회의 丁世均(정세균)의원에게 지난해 국정감사 과정에서 한보 등에 대한 국감자료를 요청하고도 실제로는 질문하지 않은 것을 간접 비난.
안검사는 정의원에게 지난해 국감과 관련, 은감원측에 요구한 자료건수와 그중 실제로 질의한 자료건수 등을 꼬치꼬치 캐물은 뒤 『의원들이 자료를 요청하면 해당 기업이 걱정할 것이 뻔한데 굳이 질문도 하지 않을 것을 자료요청은 왜 하느냐』고 질문.
안검사는 정의원이 『광범위하게 자료를 요청한 뒤 필요한 것을 골라쓰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대답하자 『의원들의 그런 좋지 않은 관행 때문에 한보와 같은 사건이 생기는 것 아니냐』며 발끈.
○…金俊鎬(김준호)검사 등은 이날 증인으로 나온 권피고인의 비서겸 운전사 문성민씨를 놓고 권피고인이 돈을 받았다는 지난해 10월7일 권피고인과 문씨의 알리바이를 놓고 1시간 가량 치열한 설전을 전개.
김검사 등은 문씨가 권피고인을 수행, 당일 오후 7시경 일본대사관 만찬에 참석했다고 주장하자 『대사관에는 어떤 도로로 갔느냐』 『그날 저녁 식사메뉴는 무었이었느냐』는 등 집요하게 문씨를 추궁했고 문씨는 『그날이 내 양력 생일이라 기억이 생생하다』며 침착하게 대응.
김검사는 그러나 『당일 오전에 권의원은 국방부 국감 때문에 대전에 다녀온 것으로 기록돼 있는데 그건 왜 모르나』라고 물었고 문씨가 이를 기억하지 못하자 『당신은 3분의 1의 사실과 3분의 2의 거짓을 이야기하고 있다』며 문씨를 집중 추궁.
〈이수형·신석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