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철씨,『김덕영씨가 거액 줬다』 녹음테이프 공개 막아

  • 입력 1997년 5월 1일 09시 16분


金賢哲(김현철)씨가 자신에게 거액을 주었다는 두양그룹 金德永(김덕영)회장의 발언을 녹음한 테이프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지난 2월 신한국당 金武星(김무성)의원을 통해 테이프의 공개를 막으려 한 사실이 30일 드러났다. 김의원은 지난 94년8월 청와대 사정비서관 재직 당시 제일은행과 김회장이 신한종금 반환문제를 놓고 벌인 소송에도 개입, 제일은행 李喆洙(이철수)행장에게 압력을 가한 사실도 밝혀졌다. 대검 중수부는 최근 김회장을 소환조사해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김회장은 검찰에서 『지난 2월27일 김의원이 전화로 「김현철씨의 메시지」라면서 「梁正模(양정모)전국제그룹회장쪽에서 현철씨에 대한 (김회장의) 로비내용이 담긴 녹음테이프를 공개하려는 것 같은데 당신이 양보하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김회장은 또 『김의원이 현철씨에게 「테이프가 폭로될 것 같다」고 하니까,현철씨가 「그러면 큰일난다. 김의원이 김회장에게 부탁해 폭로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양전회장은 사위인 김회장이 제일은행과의 신한종금 반환소송에서 승소한 뒤 자신에게 주식을 반환하지 않자 김회장과 분쟁을 일으켰으며 이 과정에서 김회장이 『현철씨 등 정 관계 고위층에 로비를 했다』고 말한 내용을 비밀리에 녹음했다. 김회장은 이와 함께 김의원이 사정비서관으로 있던 94년 8월 제일은행 이행장이 김회장과의 신한종금 2심 재판에서 지고 재판결과를 뒤집으려 하자 이행장에게 전화를 걸어 『당신 쓸데없는 일을 하고 다니지 말라』며 압력을 넣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의원은 『97년2월 김회장에게 「집안문제에 현철씨를 끌어들이지 말라」고 한 적은 있지만 송사에 관여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이수형·공종식·조원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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