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수백억원 김영삼후보에 지원』

  • 입력 1997년 5월 7일 07시 56분


검찰은 지난 92년 대통령선거 당시 盧泰愚(노태우)대통령이 金泳三(김영삼)민자당후보에게 수백억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해준 사실을 밝혀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정당국의 한 고위관계자는 6일 『지난 95년말 검찰이 「노태우 비자금사건」을 수사할 때 노씨를 상대로 김대통령에게 대선자금을 지원해줬는지의 여부를 조사했으며 노씨는 「상당한 정도 도와줬다」는 진술을 했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검찰조사 때 노씨는 김대통령에게 준 돈의 구체적인 액수에 대해서는 진술을 거부했다』며 『그러나 검찰 자체조사결과 지원금 액수는 1천억원이 넘지 않는 수백억원대였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그는 『노씨는 김대통령에게 돈을 직접 건네주지는 않았으며 「제삼자」를 통해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으나 돈을 중간에서 전달한 「제삼자」의 구체적 신원과 돈을 건네준 정확한 시점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이 관계자는 이어 『검찰은 또 노씨를 상대로 대선 당시 민주당후보였던 金大中(김대중) 국민회의총재에게 지원해준 돈이 20억원을 넘는다는 이른바 「20억원+α설」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였으나 노씨는 이에 대해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그는 『당시 노씨의 돈심부름을 한 전 청와대비서관 K씨를 96년3월경 조사한 결과 「노씨가 와이셔츠상자 1개를 주면서 김총재에게 갖다주라고 지시해 이를 전달한 사실이 있다」는 진술을 받아낸 뒤 수사를 종결했었다』고 말했다. 노씨의 92년 대선지원금에 대한 검찰 조사는 95년12월초에 이뤄졌으며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安剛民(안강민·현 서울지검장)당시 대검중수부장이 노씨가 수감돼 있던 서울구치소를 두차례 직접 방문, 조사를 벌였었다. 〈김정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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