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북구 돈암2동 한진아파트 축대붕괴현장은 엄청난 수마(水魔)가 할퀴고 지나간듯 축대의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었다. 사고직후 주민들은 아파트가 붕괴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구청관계자들의 안전진단에도 불구하고 『이제 더이상 누구의 말을 믿을 수 있겠느냐』며 인근 노인정 등에서 불안한 밤을 지새웠다.
○…사고직후 긴급대피한 209동 주민들은 임시대피소인 우촌초등학교에서 대책회의를 갖고 주민이 참여하는 안전진단을 서울시측에 요구할 것을 결의. 일부 주민들은 이날 휴일을 맞아 가족단위로 외출을 했다가 귀가한 뒤 사고가 난 것을 알고 한동안 믿어지지 않는듯 난감해하기도.
○…이날 사고로 얼굴 등 온몸에 타박상을 입은 申秀敏(신수민·6)양의 어머니 李美善(이미선·38·서울 성북구 성북동)씨는 친정어머니와 함께 눈앞에서 사고현장을 목격.
이씨는 『축대 쪽으로 걸어가는데 갑자기 「우두두두」하는 굉음이 4, 5초가량 들리더니 축대가 무너져 내리면서 순식간에 엄청난 흙더미가 덮쳤다』고 증언.
○…사고현장 주위로 몰려나온 아파트 주민들은 무너져내린 축대 흙더미 속에 철근이나 콘크리트는 거의 보이지 않자 『축대가 부실시공된 게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
아파트 주민들은 『사흘전 비가 오기 시작했을 때 축대에서 물이 많이 흘러나와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축대가 무너졌다』며 허탈한 표정.
〈이철용·신치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