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泳三(김영삼)대통령의 차남 賢哲(현철)씨가 15일 검찰에 소환된 것을 계기로 「대통령의 아들」이라는 위치가 다시 관심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역대 대통령의 아들들은 대개 사생활이나 결혼문제 등으로 언론에 이름이 오르내리는 경우는 있었지만 현철씨처럼 현직 대통령의 아들이 이권개입 등 혐의로 형사처벌되는 것은 최초의 일이다.
현철씨는 아버지가 87년 대선에서 패한뒤민주계인사들까지 곁을 떠나자 여론조사연구소를 만들어 아버지 돕기에 직접 나서면서 딴 대통령의 아들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그는 자신의 저서 「하고싶은 이야기 듣고싶은 이야기」에서도 『홍보 기획 등을 직접 담당했다』고 밝히는 등 자신은 단순한 대통령의 아들이 아니라 「정치적 동지」였다는 식의 이야기를 많이 했다.
현철씨외에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고 극단으로 치달은 경우는 朴正熙(박정희)전대통령의 아들 志晩(지만)씨와 李承晩(이승만)전대통령의 양아들 康石(강석)씨.
지만씨는 아버지가 시해된 뒤 그 충격때문인지 89년부터 네차례에 걸쳐 히로뽕을 투여해 형사처벌을 받았다. 지난 2월25일에는 사창가에서 히로뽕을 투여한 혐의로 징역2년에 집행유예 3년과 보호관찰 3년, 사회봉사 2백시간을 선고받은 상태다.
강석씨는 아버지 재임시절 서울대법대에 편입한 뒤 권총을 차고 학교에 다니는 등 항상 「귀하신 몸」으로 행세해 「가짜 이강석사건」이 발생할 정도였다. 그러나 강석씨는 4.19혁명이 일어나자 권총으로 자기 일가를 모두 죽이고 자살하는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
盧泰愚(노태우)전대통령의 아들 載憲(재헌)씨는 정치가로서의 꿈을 키워오다 좌절했다. 재헌씨는 지난 94년12월 민자당 대구동을 지구당직무대리로 임명됐으나 아버지의 구속으로 사임했다. 지금은 아버지의 수감생활을 돕는 것으로 일과를 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정상적인 사회인으로 나름대로 성공한 역대 대통령의 아들은 全斗煥(전두환)전대통령의 장남 宰國(재국)씨.
재국씨는 미국에서 박사논문을 준비하다 아버지가 백담사로 떠나자 공부를 중단하고 귀국했다. 그후 아버지가 지난 95년12월 연희동에서 발표한 「골목성명」을 직접 초안하는 등 아버지를 지근거리에서 도와온 것으로 알려졌다.
재국씨도 지난 14대 총선때 경남 합천 출마설이 나돌았으나 현재 「시공사」라는 출판사를 운영하면서 출판인으로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양기대·조원표기자〉